[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올해 1분기 순이익 하락을 겪었던 KB국민카드가 4월 들어 카드론 취급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로 부진 탈출에 나서고 있다. 이는 1분기 큰 폭으로 뛴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낮춤으로서 본격적인 실적 관리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7조7346억원으로 3월(7조7431억원) 대비 85억원이 줄었다.
KB국민카드의 4월 카드론 누적 취급액은 2조1651억원으로 3월 대비 5455억원 늘었다. 그러나 증가폭은 3월과 비교해 230억원 넘게 줄었다. 국내 8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NH농협카드) 중 1분기 이후 취급액을 줄인 카드사는 KB국민카드를 비롯해 하나·현대카드 등 세 곳에 불과하다.
KB국민카드의 이 같은 행보는 실질 연체율이 2%대를 돌파하는 것을 비롯해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통상 2%대 연체율은 카드업계에서 건전성에 대한 위기감을 나타내는 수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61%로 전 분기 대비 0.30%포인트(p)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환대출을 더한 실질 연체율은 위험 수준인 2.02%를 기록했으며 부실채권 비율인 고정이하채권(NPL) 비율도 0.24%p나 상승했다.
특히 연체율 확대는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8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3%(546억원)가 줄었다.
이는 카드이용금액 성장,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 등의 효과로 총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5억원이 증가했지만, 신용손실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1944억원→2847억원)이 1년 새 크게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향후 건전성 지표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부 전략으로는 △연체채권 회수율 제고를 위한 채권배분 전략 최적화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유입 증가에 대응한 심사전략 정교화 △신용평가모델 업그레이드 등을 제시했다.
또한 부실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정리 실행력 제고를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KB국민카드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안정적인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건전성 지표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속도감 있는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카드업계 건전성 지표 악화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유입 증가에 대응하여 심사전략 정교화 등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도 유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견고한 건전성 관리정책 실행과 향후 경기회복 진행 시 점진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전성관리는 최근 카드업계 전반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카드사 8곳의 실질연체율(대환대출 채권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 평균은 1.93%로 집계됐다.
나아가 이 같은 연체율에도 불구 지난 4월 기준 카드론 대출 잔액은 42.5조원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카드론이 급증한 카드사들을 향해 유의조치를 내리는 것을 비롯해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의 경우 카드사 전반의 시급한 개선 사항이다"며, "금융당국 역시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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