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악재 속 가격 동결
현대차 8% 기아 5% 성장 지속
39년만에 1700만대 돌파 쾌거
“25% 관세를 때렸는데도 가격이 그대로라고?”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또 한 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악재 속에서도 가격을 전혀 올리지 않은 채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관세 쇼크에도 ‘가격 동결’ 전략 통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총 8만4천52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은 5% 늘었고, 전동화 차량 전체로도 동월 기준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모델별로는 아반떼N(현지명 엘란트라N)이 무려 141% 늘었고, 베뉴는 74%, 투싼 15%, 팰리세이드 10%, 아이오닉6는 9%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심지어 싼타페도 0.3% 증가하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현대(Hyundai)’ 브랜드로 누적 판매량이 1천700만대를 넘기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엘란트라를 비롯해 쏘나타, 투싼, 싼타페, 액센트, 엑셀 등 6개 모델은 각각 100만대 이상 팔렸으며 엘란트라는 단일 모델로 브랜드 역사상 최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기아, 신차 효과에 ‘쾌속 질주’
기아도 같은 달 7만9천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5%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 효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출시된 카니발 MPV 하이브리드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8% 급증하며 기아 실적을 끌어올렸다.
스테디셀러인 텔루라이드와 스포티지는 각각 12%, 10% 증가했고, 신형 K4도 4% 성장하며 모두 월간 기준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기아 미국법인의 에릭 왓슨 영업 부사장은 “8개월 연속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3열 전기 SUV를 원하는 고객층을 겨냥한 2026년형 EV9의 출시는 시장 대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은 없다”…선제 구매 수요는 줄어
한편 현대차·기아는 미국 정부가 5월 초부터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뒤에도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그 결과, 관세 인상이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3~4월 사이 관세 부과 이전에 소비자들이 서둘러 차량을 구매한 ‘선제 수요’가 있었고, 그 여파로 5월 판매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현대차는 19%, 기아는 14%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5월에는 각각 8%와 5%로 줄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CNBC를 통해 “4월까지 급증했던 구매 열기가 5월 들어 다소 진정된 모습”이라며 “5월 전체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로는 2.5% 증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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