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한경숙 기자]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말을 책임지던 '영원한 국민 MC' 고(故) 송해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다. 2022년 6월 8일, 95세의 나이로 영면에 든 그는 35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이끌며 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 아이콘이자 수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선사한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황해도 재령군 출신인 송해는 혜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으며,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뒤 가수로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무대에 데뷔한 그는 이후 드라마 '싱글벙글네'(1981)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과 연기 활동을 펼치며 존재감을 빛냈다.
가수와 배우, 코미디언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그는 '웃으면 복이 와요', '고전유머극장', '코미디 출동', '유머 1번지' 등 당대를 대표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또한 '요절복통 007', '단벌 신사', '어머니는 강하다', '구혼 작전', '운수대통 일보직전' 등 여러 영화에도 출연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송해를 '국민 MC'로 각인시킨 것은 단연 KBS1 '전국노래자랑'이었다. 그는 1988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무려 약 35년간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활약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그의 시그니처 오프닝 멘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를 대표하는 인사이자,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활기찬 에너지를 안겨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방송인으로서의 유쾌함과 함께 서민과 진심으로 호흡하는 그의 태도는 후배들에게도 큰 귀감이 됐다. '일요일의 남자'로 불리며 최장수 MC의 자리를 지켜온 그는 송가인, 임영웅, 이찬원, 장민호, 정미애, 정동원 등 수많은 트로트 스타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자 따뜻한 인생 선배로 남아 있다. 특히 이찬원은 생전 고 송해와 함께한 방송을 언급하며 "선생님과 함께한 듀엣 무대가 그립다. 마지막 방송도 함께했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고 송해는 생전에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국민 MC로서의 독보적인 위상을 공고히 했다. 또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도 등재되며 그 업적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떠난 지 3년. 비록 무대 위의 활기찬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매주 일요일마다 울려 퍼지던 그 목소리와 따뜻한 미소, 그리고 서민과 함께 웃고 울었던 진심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영원한 국민 MC로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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