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최근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웠던 팜유와 설탕, 밀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127.7을 기록해 전달 대비 0.8% 내렸다. 이 지수는 2014~2016년 평균을 100으로 잡아 비교하는 수치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하던 가격지수는 5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 보면 유지류 가격지수는 152.2로 한 달 새 3.7%나 떨어졌다. 국내 라면 등 가공식품에 널리 쓰이는 팜유는 동남아 현지 생산·수출이 늘면서 값이 내렸다. 대두유 역시 남미 생산량이 증가하고, 미국 바이오연료 수요가 둔화하며 가격이 하락했다. 유채씨유(카놀라유)는 유럽연합(EU)의 공급 증가, 해바라기씨유는 수입 수요 약화와 경쟁력 약화 영향으로 줄줄이 하락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109.4로 2.6% 내렸다. 글로벌 소비 둔화 우려와 생산 회복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곡물 가격지수도 109.0으로 1.8% 하락했다. 옥수수는 남미와 미국의 대풍에 공급량이 늘었고, 밀은 북반구 작황 개선과 수요 약세로 가격이 소폭 내려갔다. 다만 쌀은 일부 품종 가격 급등과 수출국 화폐 강세 등으로 상승했다.
육류와 유제품은 예외다. 육류 가격지수는 1.3% 상승(124.6), 유제품은 0.8% 상승(153.5)을 기록했다. 양고기·소고기·돼지고기는 수요 증가로 올랐으나, 브라질발 AI 여파로 닭고기는 공급 과잉에 내려앉았다. 유제품 중 버터와 치즈도 아시아·중동 수요와 공급 부족에 따라 가격이 뛰었다.
한편,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의 근거로 삼았던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작 내 지갑 사정은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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