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이어진 中 희토류 통제…글로벌 車업계 생산차질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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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째 이어진 中 희토류 통제…글로벌 車업계 생산차질 가시화

투데이신문 2025-06-07 08:47: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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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GMA 차체 공장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HMGMA 차체 공장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두 달째 이어지며 글로벌 자동차 생산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 허가 기준이 사실상 강화된 이후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고, 국내 업계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020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처럼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자동차부품산업회(CLEPA)는 최근 중국 정부에 수백 건의 희토류 수출 허가를 신청했지만 승인율이 25%에 그쳐 일부 부품사의 생산라인이 멈춘 상태다.

실제로 미국 포드는 희토류 부족을 이유로 지난달 시카고 공장에서 대표 SUV ‘익스플로러’ 생산을 일주일간 중단했고, 독일 벤츠와 BMW도 희토류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스즈키는 소형차 모델인 ‘스위프트’의 생산을 지난달 말부터 중단했다.

희토류는 자동 변속기와 파워 스티어링, 센서류, 라이트 등 전장부품 전반에 활용되는 소재로, 특히 전기차 모터 내부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다.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이트륨, 사마륨 등은 고온 회전과 고출력 특성을 만족시켜야 하는 전기모터 설계에 필수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희토류 의존도는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 통제의 여파는 단순히 행정 절차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지난 4월부터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이트륨, 사마륨 등 희토류 7종을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하면서, 희토류 수급 불안이 본격화됐다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잡한 신청 절차와 제한된 심사 인력으로 인해 승인 지연이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 자동차 업계가 공급망 병목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 세계 희토류 정제·가공의 약 9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우려는 현재로선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이번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미국과 유럽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어, 한국은 직접적인 타격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재고도 일정 수준 확보돼 있어 단기적인 공급 차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중국산 희토류의 국내 수급 동향을 점검한 결과, 전기차용 영구자석 첨가제로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합금 첨가제에 쓰이는 이트륨은 6개월 이상 사용 가능한 공공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는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위기다. 일부 부품의 희토류 함량이 높은 데다, 유럽이나 미국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국내 부품사들도 있어, 수출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간접적인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조용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납품하는 부품 중 희토류 활용도가 높은 품목들이 있어 2차적 피해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라인 가동 중단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 납기 지연, 계약 조정 등 후속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차량용 반도체가 글로벌 공급망 병목의 전형적 사례로 작용하면서, 단가가 낮은 부품이 전체 생산을 지연시키는 구조적 리스크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한국 완성차 업계는 일부 인기 차종의 생산이 수개월 단위로 밀리는 타격을 입었다. 희토류 또한 유사한 경로로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계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규제 움직임에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사는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기술적 해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MW, GM, ZF 등은 희토류 전기모터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희토류를 활용하지 않는 동기모터 기반의 전동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소재 기업들도 리사이클링 기술 고도화와 저순도 광물의 정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수출 규제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 산업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핵심 기간산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중국 역시 과도한 반발과 자국 산업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해 해당 조치를 장기화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이 실질적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생산 차질,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전환이 가속화되는 이중적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희토류 대체 기술 개발과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 중국의 공급 주도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도 자국 산업에 미칠 역효과와 국제사회 반발을 고려해 이번 조치를 장기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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