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일론 머스크
'감세법안' 둘러싸고
끝내 '정치적인 결별'
최근 트럼프(78) 미 대통령과 2인자였던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CEO가 막가파식으로 서로 설전을 벌이며, 정치적 결별을 선언했다. 또라이(?)같은 독특한 두 사람이 손을 잡을 때만큼이나 헤어질때도 또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규모 감세와 정부지출을 골자로 한 '감세법안'을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일론 머스크가 "역겨운 법안"이라고 저주를 퍼부어 갈등의 절정으로 치달았다.
트럼프의 감세법안 골자는 그의 1기 행정부(2017~2021년)에서 도입된' 대규모 감세조치를 일몰 조항 없이 영구적으로 연장'하는 게 핵심이다. 일몰 조항이란 법률 등이 일정 기간 지나면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 제도를 말한다. 이 법안은 고소득층이 혜택을 보는 개인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와 공공의료지원,식품·교육·전기차·친환경 재생에너지 보조금 지출 대폭 삭감, 국경장벽 설치와 국경순찰대 인력 확충, 팁과 초과근무수당, 미국내 이민자 해외 송금에 3.5% 연방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트럼프는 감세법안을 미국 경제의 성장과 중산층, 기업 세부담 완화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자신의 경제 정책 성공을 상징하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역겹고 혐오스런 낭비로 가득찬 예산안으로서 미국의 재정 적자를 2조500억달러(약 3392조원 ) 이상으로 급증시켜 국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을 안길 것"이라며 "결국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감세법안이 "불필요한 지출과 로비스트를 위한 조항이 많다"며 "역겨운 특혜와 낭비의 산더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슬라 전기차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발끈한 이유는 이 감세법안이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삭감한 대목 때문이다.
그는 "전기차 인센티브에 대한 삭감? 좋다. 그렇다면 감세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도 차 버리라"고 트럼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는 막말에 가깝게 "의회에서 이 감세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내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트에 동조한) 정치인들을 낙선시키겠다"는 속내까지 내비쳤다.
일론 머스크는 끝내 트럼프와 정치적 결별까지 선언한 셈이다.
트럼프도 발끈해 반격 나서
일론 머스크에 노골적 위협
테슬라 주식가격 폭락 사태
트럼프도 일론 머스크 발언에 발끈해 노골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론 머스크의 주장처럼)정부 예산에서 수십억달러를 가장 쉽게 절약하는 방법은 (테슬라 전기자동차)에 정부 보조금을 주는 것을 당장 중단하면 된다"면서 "나는 바이든 정부가 왜 그런 걸 하지 않았는지 항상 의문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도 원치 않는 (테슬라의)전기 자동차를 사도록 강요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전기자동차 구매 의무화)'를 내가 없애 버렸다"며 "그는 내가 그럴 거라는 것을 몇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조롱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그에게 (백악관을) 떠나라고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는 대선 기간중 자신을 총력 지원했던 일론 머스크를 '또하나의 가족으로 대접'하면서, 당선 뒤에는 백악관 예산관리국 산하로 연방정부의 구조조정을 이끌 '정부 효율부(DOGE)' 수장에 임명했었다.
한편 트럼프는 5일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일론 머스크의 감세안 비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따라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14.26%나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를 백악관서 내쫒고
그의 사업 파트너인 아이작먼도
같은날 NASA국장 지명을 철회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과 갈등으로 5월 30일 백악관(정부효율부 수장)을 떠나자, 동시에 재러드 아이작먼(42) 미 항공우주국(NASA)국장에게 지명 철회를 통보했다. 바로 이 대목은 트럼프의 일론 머스크에 대한 노골적인 보복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작먼은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가이면서 상업우주비행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작먼은 일론 머스크 소유의 우주항공기업인 스페이스X의 투자 파트너다. 동시에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민간인 우주비행 임무인 '인스퍼레이션4(2021년)'의 선장으로 직접 비행을 했었다. 한마디로 일론 머스크와 아이작먼은 동지적 사업자 관계인 셈이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2인자'로서 '공동 대통령' 별명까지 얻으면서, 아이작먼을 NASA국장으로 추천해 트럼프가 정부내 반발을 무마시키면서까지 그를 파격적으로 지명했었다. 지난 4월에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로 인준 청문회가 시끄러웠을 정도였다.
따라서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를 백악관에서 쫒아내면서 그의 사업동반자인 아이잭먼도 함께 내쫒은 것이다. <6월 2일자 본지 [WHY뉴스106] "화성보다 달탐사 먼저" 말했다 잘린 NASA국장 지명자는 뭔 죄? 기사 참조>
일론 머스크는 원래 민주당 사람?
과거 "트럼프는 실패한 사람" 혹평
일론 머스크는 원래 민주당의 진보성향 사람으로 분류됐었다. 따라서 트럼프를 "석양속으로 사라져야 할 인물" 혹은 "완벽하게 실패한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했었다.
그런데 친환경 이념을 강조한 민주당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사건건 부닥치면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산업인 스페이스X가 사업상 난관이 컸었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환경론자들에 대해 치를 떨면서 대선이 닥치자 민주당을 욕하면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 지지로 돌변했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우주비행선이 배출하는 금속이 성층권의 에어로졸에 축적돼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다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
우주비행선은 발사 때 검은 탄소, 질소 산화물, 일산화탄소,산화알루미늄,염소가스 등이 분출된다. 또 지구의 재진입 과정에서는 위성이 파괴되고 증발되면서 금속 가루가 대기중에 퍼진다는 논리다. 위성을 통한 광대역 인터넷 서비를 위해 10년내 지구의 저궤도 위성이 10만개나 배치될 것으로 전망돼 우주 환경적 심각성은 점점 더 커질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측 사람들과
트럼프 진영내 갈등 불씨
끝내 조율 못하고 폭발해
'독불장군 같은 또라이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독불장군 같은 또라이 일론 머스크'가 손을 잡은 것에 대한 우려가 마침내 현실화 됐다는 지적도 많았다.
실제로 일론 머스 측 인사들과 트럼프 측 인사들은 당초 진영내 정책적 갈등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가 여러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트럼프 측근들이 "일론 머스크가 공동 대통령처럼 행동한다"며 불만을 자주 터뜨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일론 머스크의 사업 파트너인 아이작먼을 NASA국장으로 지명하는 등 인사 다툼이 이권투쟁과 권력 투쟁으로 커져갔다.
특히 백인 노동자 중심의 전통적 트럼프 지지층은 일론 머스크 측 인사들과 이해충돌 등의 시각 차이가 컸다.
일론 머스크와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미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뛰어난 외국인 전문직 인재의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H-1B 비자 발급 확대를 강하게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나도 과거 H-1B 비자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에 정착했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혁신기업의 성장에 이 제도가 결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의 의견을 들어 인도계 IT전문가인 스리람 크리슈난을 백악관 인공지능 수석 정책 고문으로 임명하면서 H-1B 비자 확대논란은 더 커져만 갔다.
이에 일론 머스크와 크리슈난은 함께 "H-1B 전쟁"까지 선포하며 트럼프 진영 강경파와 공개적으로 맞서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진영 측 인사들은 H-1B 비자 확대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하락을 부채질한다고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H-1B 비자확대는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일론 머스크를 '사악한 인간'이라고 맹비난 했다.
이에 트럼프는 일단 "나는 H-1B 비자의 신봉자"라며 일론 머스크의 편을 들었지만 진영내 불만은 잠들지 않았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가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어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75)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 고문을 직접 겨냥하면서 "두뇌보다 더 큰 자아가 문제"라며 공개 비난하기도 했었다. 바꿔말하면 자기 확신이 지나쳐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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