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보이지도 않는 거리’ 세계 첫 실측···‘양자기술’ 정밀도 한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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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의 백만분의 일,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에서 전자 간의 ‘양자거리’를 직접 측정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해당 연구는 양자기술의 정밀도 향상에 기초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근수 연세대학교 교수팀과 양범정 서울대학교 교수팀이 고체 물질 속 전자의 양자거리를 실험적으로 직접 측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양자거리는 양자 상태의 유사도를 수치로 나타낸 물리량이다. 두 입자가 완전히 동일한 상태일 경우 0, 전혀 다르면 1의 값을 가진다. 양자 컴퓨팅과 센싱 기술에서 연산 정확도 평가와 상태 변화 추적에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최근에는 초전도 현상 등 복잡한 물리현상과의 연관성이 제기되며 고체 내 양자거리 측정에 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간접적인 방식만 존재했을 뿐 고체 속 전자의 양자거리를 직접 측정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연구는 이론과 실험 양 측면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협업의 성과다.

이론 연구를 수행한 양범정 교수팀은 미국 MIT와의 협업을 통해 흑린(Black Phosphorus)이라는 물질 내 전자 양자거리가 위상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실험을 맡은 김근수 교수팀은 편광된 빛을 활용한 각분해광전자분광(ARPES) 기법으로 전자 간 위상차를 정밀하게 측정, 양자거리 수치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김근수 교수와 양범정 교수 “정확한 건축을 위해 거리 측정이 필수이듯 오류 없는 양자기술을 위해선 정밀한 양자거리 측정이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는 양자 컴퓨팅, 센싱 등 다양한 분야의 기반 도구로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리더연구·선도연구센터 등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