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란 식물이 있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이 풀은 한국의 밭둑과 숲 가장자리를 조용히 장식한다. 늦여름 들판을 걷다 보면 국화를 얼핏 닮은 연한 자주색 꽃이 눈에 띄는데 그게 바로 쑥부쟁이다. 쑥을 닮은 잎과 나물로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맛 덕에 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물과 약재로 쓰이고 원에서도 사랑받는 식물 쑥부쟁이에 대해 알아봤다.
들판과 숲 가장자리의 주인공
쑥부쟁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 중부 이남, 특히 남부지방에서 흔히 자란다. 밭둑, 과수원, 길가, 도랑 주변, 숲 가장자리처럼 약간 습한 곳을 좋아한다. 뿌리줄기가 사방으로 뻗으며 번식한다. 이른 봄, 마디에서 어린싹이 돋는다. 줄기는 50~100cm까지 자란다. 곧게 서거나 약간 비스듬하다. 줄기잎은 긴 타원상 피침형이다.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다. 잎 표면과 뒷면 맥에는 잔털이 성글게 난다. 약간 윤기가 돈다. 뿌리잎은 꽃이 필 무렵 마른다.
꽃은 7월부터 늦가을까지 핀다. 가지와 줄기 끝에 연한 자주색 머리꽃이 하나씩 달린다. 꽃 지름은 2.5~3cm다. 가운데엔 노란 통꽃이 모여 있고, 가장자리엔 혀꽃이 십여 개 돌려난다. 총포는 반구형이다. 갈래조각은 3줄로 가지런히 배열된다. 열매는 흑갈색 수과다. 난형이며 길이 2.5~3mm다. 갓털은 0.5mm 정도로 짧다. 이 때문에 씨앗은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 대신 뿌리줄기로 군락을 이루며 번식한다. 이름은 쑥을 닮은 싹과 부지깽이(취나물의 다른 이름)처럼 나물로 먹을 수 있는 특징에서 왔다. 비슷한 식물인 개쑥부쟁이는 총포 갈래조각이 가늘고 뾰족하며, 갓털이 3mm로 더 길다.
부드러운 맛, 다양한 요리
쑥부쟁이는 나물로 사랑받는다. 어린 싹과 잎을 주로 먹는다. 제철은 봄이다. 7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니 그 전이 가장 부드럽다. 쓴맛이 거의 없고 향긋한 풍미가 특징이다. 생으로 먹어도 좋다. 쌈이나 생무침으로 즐기기 적합하다. 데쳐서 무치거나 볶아도 맛있다. 말려서 묵나물로 먹기도 한다.
생무침을 만들려면 어린 싹과 잎을 깨끗이 씻는다. 물기를 제거한다. 고추장, 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버무린다. 매콤하고 고소한 맛이 쑥부쟁이의 부드러운 식감과 어우러진다. 데친 나물을 만들 때는 끓는 물에 30초에서 1분 정도 데친 뒤 찬물에 헹군다. 물기를 짜고 간장, 마늘, 참기름으로 무친다. 볶음 요리를 만들려면 데친 쑥부쟁이를 팬에 넣고 기름에 마늘을 볶다가 쑥부쟁이를 넣는다.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묵나물로 먹을 땐 말린 쑥부쟁이를 물에 불린 뒤 데쳐서 간장, 멸치 육수, 마늘로 조린다. 부드럽고 짭짤한 맛이 밥과 잘 어울린다.
쑥부쟁이는 된장국 재료로도 좋다. 멸치 육수에 된장을 풀고 쑥부쟁이를 넣는다. 감자나 버섯을 추가해도 조화롭다. 생으로 먹을 때는 잎의 잔털이 거슬릴 수 있다. 깨끗이 씻고 부드러운 부분만 골라 사용한다. 꽃이 피기 전 어린잎은 샐러드로도 먹을 수 있다. 올리브오일, 레몬즙, 소금으로 간단히 버무려도 훌륭하다. 쑥부쟁이의 향긋한 맛은 강하지 않아 다양한 양념과 어울린다.
건강을 챙기는 약재
쑥부쟁이는 약재로도 오래 사용됐다. 약재명은 삼백국. 성질은 서늘하고 독성이 없다. 혈액순환을 돕는다. 콜레스테롤과 혈전을 낮춘다.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당뇨병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억제한다. 탈모 예방과 비만 개선에도 효능이 있다. 체내 염증을 줄인다. 유방암, 대장암 같은 암세포 억제에 기여한다.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멈춘다. 비염, 콧물, 알레르기 같은 과민성 면역 반응을 완화한다. 해독 작용이 뛰어나다. 소변 배출을 돕는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지상부를 말린다. 하루 15~20g을 물에 달여 마신다. 감기, 편도선염, 기관지염, 뱀에 물린 상처, 벌에 쏘인 상처 치료에 쓴다. 풍과 담을 제거하고 해열, 해독 효과가 있다.
쑥부쟁이는 정원에서도 매력적이다. 연한 자주색 꽃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정원을 밝힌다. 군락을 이루며 자라기에 화단을 채우기 좋다. 관리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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