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9년 차를 맞은 올해, 업계 판도가 요동친다.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이자 맏형격인 케이뱅크가 막내 토스뱅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초기엔 선두를 달렸으나 이자수익 위주의 수익구조 한계와 상대적으로 약한 플랫폼 경쟁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하나의 앱에서 금융을 해결하는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등 신상품을 통해 공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 시장은 이제 단순한 대출 중심을 넘어 플랫폼 경쟁과 금융 통합 서비스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뉴스락>뉴스락>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인터넷은행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늠해본다.
업계 지각변동 임박...을사년 1라운드 승자는 '토스뱅크'
인터넷뱅크의 순위에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2위 자리를 지켜오던 케이뱅크가 토스뱅크에 서서히 따라잡히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케이뱅크는 토스뱅크보다 당기순이익에서 359억원의 큰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26억원 더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161억원, 187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은행장 최우형)는 서서히 고꾸라졌다.
지난해 1분기 5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케이뱅크는 △2분기 347억원 △3분기 370억원 △4분기 57억원을 기록하며 낙폭을 키웠다.
케이뱅크의 실적 하락은 업비트와 연관돼 있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시행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이 연 0.1%에서 2.1%로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증폭했다.
지난해 1분기 1358억원에 달하던 순이자손익은 올해 1085억원으로 약 20% 감소했다. 특히 이자비용이 1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나 증가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전체적으로 나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1분기 0.87%에서 올해 0.61%로, 연체율은 0.95%에서 0.66%로 떨어졌다.
비이자이익은 올해 1분기 1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57억원) 대비 26% 늘었다.
반면, 지난해 첫 연간흑자를 기록한 토스뱅크(은행장 이은미)의 상승세는 매섭다.
올해 1분기 토스뱅크는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5% 증가한 187억원을 시현했다.
이로써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7개 분기 연속 흑자 기록과 함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성과 건전성 등 핵심 경영 지표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나타났다.
1분기 기준 순이자이익은 2045억원으로 1759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6.30% 증가했다. 여신잔액은 14.85조원, 수신잔액은 30.03조원을 기록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건전성 지표도 안정세를 나타냈다. 연체율은 1.26%로 전년 동기(1.34%) 대비 0.08%p 감소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8%로 전년 동기(1.19%) 대비 0.21%p 하락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혁신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벼랑 끝 케이뱅크, IPO 시한 다가오는데 돌파구는?
실적 부진에 빠진 케이뱅크가 넘어야 할 벽은 단지 실적 회복만이 아니다. 낮아진 실적 제고와 동시에 기업공개(IPO)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세 번째 IPO를 위해 지난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송부했다. 주관사 선정은 빠르면 이달 중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첫 번째 IPO는 예비심사를 통과하고도 자진 철회했으며, 지난해 두 번째 IPO도 준비했으나 수요예측 부진으로 연기된 바 있다.
이제 세 번째 IPO를 앞둔 케이뱅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지난 2021년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맺은 계약 기한이 내년 7월까지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FI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서 맺은 계약의 내용은 기한까지 상장을 마치지 못할 경우,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발동한다는 내용이다.
만약 내년 7월까지 케이뱅크가 IPO를 완료하지 못한다면 대주주인 비씨카드가 FI들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현재 핵심 FI들은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등이다.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뱅크에도 희망은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가상자산 활성화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지난 4일 공식 취임한 이 대통령은 가상자산 시장 화성화를 위한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 △거래소 수수료 인하 △가상자산 현물 ETF·스테이블코인 등이다.
케이뱅크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업비트에 의존한다. 올 1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 중 업비트 고객 예치금 비중은 19.7%(5조 3600억원)에 달한다.
익명을 요청한 은행권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인 부분이 개선된다면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면들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책적인 부분은 적용이 돼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락>
토스뱅크, 메가 플랫폼 힘입어 고도 성장…다음은 '해외'
토스뱅크의 급성장은 배경에는 ‘토스’라는 메가 플랫폼의 영향력이 크다. 지난 4월말 기준 토스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2480만명에 달한다.
토스라는 하나의 앱에서 송금부터 신용 조회, 보험, 증권, 은행 등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멀티 앱을 토대로 토스뱅크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덕분에 내 토스뱅크 자체 MAU는 865만명을 기록하며 업권 내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토스뱅크는 관계자는 "고객 수 성장이 활성고객 증대로 이어지며 플랫폼 파워가 더욱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을 중장기 목표로 내걸었다.
고객 중심 최적화는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특히 중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토스뱅크의 주요 타깃은 영시니어, 액티브시니어 등이다. 현재 고객 중 40대 이상이 전체의 절반(48%) 가까이 차지하는 만큼 금융뿐만 아니라 헬스케어와 자산관리 등과 연계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술 내재화는 가속화를 넘어 표준화를 지향한다. 토스뱅크는 개발자 중심의 조직을 구성, 운영하며 기술 내재화를 추구해 오고 있다. 신용평가 모형인 TSS(Toss Scoring System)를 한층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과 더불어 선진국 시장도 대상으로 보고 있다. 현지 규제 환경과 고객 특성을 분석해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금융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시스템의 개발 운영 노하우나 위변조 신분증 검거 정답률이 99.5%에 달하는 머신러닝 방식의 차별화된 신분증 자동 검증 기술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금까지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되는 것이 토스뱅크의 새로운 지향점”이라며, “최적화, 기술 내재화, 글로벌 확장을 통해 미래형 은행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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