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올해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이 당초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속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스마트폰 관세 부과 가능성이 성장 전망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1.9%로 대폭 낮췄다. 애플과 삼성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크지만, 이들 제조사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올해 애플 아이폰의 출하량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2.5%로 크게 낮췄다. 삼성전자 역시 1.7%의 소폭 성장 예상에서 '성장 정체'로 평가가 바뀌었다. 이는 미국 내 소비자 수요 둔화뿐 아니라, 북미·유럽·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스마트폰 구매력이 약화된 영향도 함께 반영됐다.
특히 관세 문제가 심각한 변수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24년 4월, 수입품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선언했으나, 스마트폰과 일부 전자제품은 일시적으로 예외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모든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 대해 25%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 위축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카운터포인트 이즈 리 부국장은 "애플과 삼성은 미국 시장에서의 비중이 매우 크다. 미국 내 관세 리스크와 더불어 글로벌 경기 둔화, 주요 시장의 수요 약화가 성장률 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카운터포인트는 아이폰16 시리즈의 인기와 신흥시장 내 프리미엄 모델에 대한 수요 증가가 출하량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아이폰은 고가 모델의 강세로 전체 출하량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신모델과 중저가 라인업의 균형을 맞추며 시장 지위를 유지하려 하나, 이번 전망 하락이 의미하는 성장 정체는 향후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화웨이의 경우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부분이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 주요 부품의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면서, 중국 내 중저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는 2023년 8월 메이트60 시리즈를 내놓으며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초고속 데이터 연결용 반도체가 경쟁력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가 스마트폰 업계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전망치 하락은 스마트폰 업계에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중 무역 갈등, 관세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둔화, 신흥시장 소비 패턴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스마트폰 수요를 제약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리스크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구매 심리에 악영향을 준다"며 "삼성과 애플 모두 미국 내 생산 라인 확대 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적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2025년 스마트폰 시장은 관세 문제와 함께 기술 혁신, 브랜드 경쟁력, 신흥시장 공략 등 다양한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며 복잡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애플과 삼성이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중국 화웨이의 부상과 글로벌 수요 변화가 앞으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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