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 50% 관세 폭탄…멕시코·캐나다 '즉각 보복 예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트럼프, 철강 50% 관세 폭탄…멕시코·캐나다 '즉각 보복 예고'

폴리뉴스 2025-06-05 12:21:55 신고

US스틸 공장 둘러보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US스틸 공장 둘러보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다시 북미를 흔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해당 조치의 직접적 대상국인 멕시코와 캐나다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단순한 항의 수준을 넘어 "산업 보호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보복 관세 가능성까지 시사해 북미 무역 질서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50% 철강 관세는 매우 불공정하고 부당한 조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의 합의를 바라고 있지만, 협상에 실패할 경우 업계를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 조치는 단순한 보복이 아닌, 멕시코 산업과 근로자 보호라는 명분에 기반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양국 간 제조 공급망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감안할 때, 이번 관세 인상은 상호 피해만 낳는 자해적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멕시코는 미국의 세 번째 철강 수입 대상국(12.9%)으로, 양국은 북부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촘촘한 제조업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생산 라인이 양국에 걸쳐 분산돼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높은 관세는 단순히 무역 비용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트리거가 된다는 우려다.

실제로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2023년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멕시코 수출로 인한 무역 흑자 규모는 약 69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 역시 이 관계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과도한 보호무역 조치는 오히려 미국 산업에도 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또한 즉각 반발에 나섰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4일 발표에서 "이번 조치는 부당할 뿐만 아니라 국제 무역 규범에도 어긋나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캐나다 산업은 물론, 미국의 제조업과 노동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미국에 가장 많은 알루미늄을 수출하는 나라로, 그 수출 규모는 나머지 상위 10개국의 합계보다 두 배나 많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미국의 고율 관세는 양국 경제에 도미노식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캐나다 최대 노동조합인 유니포(UNIFOR)는 이날 정부에 보복 조치를 촉구하며 "정부는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캐나다 내 노동계가 직접 나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캐나다 정부의 대응 강도도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관세 갈등을 넘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2020년 발효된 USMCA는 북미 3국 간 자유로운 무역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제조업 핵심 품목은 이 협정을 통해 무관세 원칙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일방적 고율 관세는 이 같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으며, 협정 자체의 신뢰성에 큰 흠집을 남기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맞대응에 나설 경우, 북미 자유무역 체제는 사실상 '전면 재협상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보호 중심 통상정책의 본격화로 해석하고 있다. 중서부 '러스트 벨트' 지역의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 같은 강경 보호무역 조치가 초래할 경제적 파급 효과는 결코 단기적이지 않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무역 전문가인 데보라 엘튼 뉴욕무역연구소 소장은 "보호무역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일자리를 지키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 생산비 상승, 소비자 물가 인상 등으로 이어져 결국 경제 전반을 침체시킨다"고 지적했다.

북미 자유무역 체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은 이번 사태로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예고한 대로 실제 보복 관세에 돌입할 경우, 북미는 사실상 제2의 무역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정교하게 얽힌 현 산업 구조 아래서 이 충격파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를 넘어 세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식 보호무역'이 재집권과 함께 다시 전면에 부상하면서, 북미 3국은 지금 협력과 갈등의 분기점에 서 있다. 그리고 이 선택이 향후 수년간의 경제·외교 지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