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첫날인 4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각(組閣) 작업에 착수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만큼 임기 초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선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선 후 바로 임기를 시작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각을 완성하는 데 195일이나 걸렸으나 이 대통령은 170석이 넘는 여당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만큼 문 전 대통령 때보다는 조각 구성 및 정부조직 개편이 한층 수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위 없던 文, 새 내각 출범까지 195일 소요
李, 170석 넘는 여당 의석 바탕으로 시간 단축 전망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의원, 대통령 비서실장엔 강훈식 의원, 국정원장 후보자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대통령 경호처장 황인권 전 육군 대장, 안보실장 위성락 의원을 각각 지명 및 임명했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한 보궐선거였기에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인사는 장관 인선에 속도를 내고 조직 안정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헌법상 국무위원 임명은 국무총리의 제청이 있어야 한다. 즉 이 대통령이 내각 구성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총리 임명이 신속하게 완료되어야 한다. 또, 국정원장과 안보실장 지명 및 임명으로 안보 불안감을 최소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당선된 문 전 대통령도 임기 첫날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대통령 경호실장 인선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초대 내각 인선을 완료하는 데만 일곱 달(195일) 가까이 걸렸다. 다만 이번에는 이보다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에는 국회 구성이 민주당 120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107석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민주당 의석만 170석이 넘기 때문이다. 즉, 총리 후보자 및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일·국방·환경·외교 등 주요 장관 인선 사실상 마무리
정치권에서는 지난 대선 레이스 기간 이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넉넉하게 앞섰던 만큼 주요 장관 후보자 인선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31일 KBS 라디오에서 차기 총리 등 내각 구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정치는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미 준비돼 있음을 시사했다.
인선 기준에 대해서는 "'충직'이 제일 우선"이라며 "그리고 능력과 국민통합, 소통 이런 것들을 다양하게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는 주요 장관 후보자로는 통일부 장관에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환경부 장관에는 김성환 의원이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기후·에너지 정책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 장관에는 민간인 출신이 거론된다. 현재로서는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안규백 의원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의원은 2008년부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한 '국방통'이다.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할 법무부 장관으로는 5선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온 이해식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언급된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정은경 전 질병청장, 외교부 장관에는 선대위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 산하 국익실용중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조현 전 유엔대표부 대사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문화부 장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정성호 "능력 검증된 인사 적극 활용할 것" 한민수 "1순위는 유능함"
민주당 내에서는 내각 및 대통령실에 당내 인사들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4일 MBC 라디오에서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가가 굉장히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신 분들하고 호흡을 맞출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집권 초기가 굉장히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이 상황을 돌파하려면 그립감이 강하고 대통령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해야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당에 계시면서 지켜봐왔기 때문에 의원들의 능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대충 본인이 평가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능력이 검증됐고 성과를 냈던 그런 의원들 중심으로 고민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사의 제1원칙은 "유능함"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자나, 국민들의 공복인 공무원들이나 유능해야 된다, 성과를 내야 된다는 인식이 굉장히 강한 분"이라며 "과거 어떤 대통령보다도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 해야 될 것이지만, 유능한 공직자들에게는 분명하게 그에 대한 평가를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을 지냈던 한민수 의원 역시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우선시하는 인사 원칙을 "충직함과 유능함"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4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 기준은 명확하다"며 "제1 원칙은 국민에 대한 충직함, 그리고 유능함이다"고 했다.
이어 "진짜 1순위는 유능함으로 대변인으로 4년 가까이 대통령을 모시고 일해 봤는데 본인이 너무 일을 잘한다"며 "진짜 유능한 분이기 때문에 참모나 주요 당직자들이 일을 못 하면 옆에 못 있는다. 본인이 힘들어서도 못 있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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