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여름, 불쾌지수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차가운 음식이 당긴다. 아이스크림, 슬러시, 탄산음료처럼 시원하고 달콤한 간식은 순간의 갈증과 더위를 잊게 해주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처럼 여겨진다. 특히 에어컨 바람과 함께 먹는 차가운 디저트는 짜릿한 만족감을 주기까지 한다.
그러나 시원함 이면에 숨은 함정이 있다. 단순히 열을 식히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다 보면 몸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성분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액상과당이다.
액상과당은 단맛이 강하고 값이 저렴해 가공식품에 폭넓게 사용된다. 단맛이 빠질 수 없는 디저트류에는 거의 빠짐없이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액상과당이 일반 설탕보다 흡수가 빠르고,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도 높다는 점이다. 갈증 해소는커녕, 더 큰 갈증을 부르고, 혈당과 지방 수치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여름철마다 습관처럼 먹게 되는 이 간식들, 과연 괜찮을까. 자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그리고 대신 먹을 수 있는 대체 간식에 대해 알아본다.
갈증은 더해지고 병은 늘어난다… 액상과당의 함정
액상과당은 옥수수 전분에 인위적으로 과당을 추가해 만든 단맛 성분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단맛이 강해 가공식품에 흔히 사용된다. 콜라,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는 물론이고 아이스크림, 캔 커피, 케첩, 시리얼, 사탕, 잼, 드레싱류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자연에서 얻는 과일 속 과당은 식이섬유와 함께 있어 체내 흡수가 천천히 일어난다. 반면 액상과당은 식이섬유가 없어 섭취 즉시 빠르게 흡수된다. 혈당 상승 속도가 빠르고, 이에 따라 인슐린이 급격히 분비되며 대사에 혼란을 주게 된다.
같은 양을 섭취해도 액상과당이 설탕보다 흡수가 훨씬 빠르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형태지만, 액상과당은 분리돼 있어 몸속으로 훨씬 빠르게 흡수된다.
문제는 갈증 해소에도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잠깐은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체내 당 농도가 올라가면 오히려 갈증을 유발한다. 수분을 섭취한다고 착각하지만, 정작 몸은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게 되는 구조다. 결국 입은 시원하고 목은 마른 아이러니가 벌어진다.
몸속에서 일어나는 변화… 지방간부터 심혈관까지
액상과당은 비만과 당뇨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빠른 흡수만큼이나 지방 전환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과당은 간에서 대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섭취된 과당은 지방산으로 변환된다. 간에 지방이 쌓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지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간 기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최종당화산물이다. 액상과당은 혈액 속 단백질과 결합해 이 물질을 만들어낸다. 최종당화산물은 몸 안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맛 하나 때문에 무심코 먹은 음식이 몸속에서 독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섭취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액상과당의 함량은 제품에 정확히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공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은 의식하지 못한 채 하루 필요량 이상을 넘기기 쉽다.
따라서 제품을 고를 때는 성분표에서 '액상과당', '고과당콘시럽', '옥수수시럽' 등의 표현을 눈여겨봐야 한다.
아이스크림 대신 이것… 여름철 건강 지키는 대체 간식 3가지
시원함은 살리고, 당분은 낮춘 대체 간식을 찾는다면 몇 가지 추천할 만한 선택지가 있다. 입안에서 녹는 부드러움과 함께 몸에도 좋은 간식을 준비할 수 있다.
1. 냉동 과일
냉동 망고, 바나나, 블루베리 등을 믹서에 갈아 만든 스무디는 아이스크림 못지않게 부드럽고 달콤하다. 여기에 코코아 파우더나 땅콩버터를 소량 넣으면 풍미까지 살릴 수 있다. 설탕은 굳이 넣지 않아도 된다. 과일 자체의 당도로 충분하다.
2. 얼린 요구르트
일반 요구르트를 냉동실에 얼리기만 해도 훌륭한 간식이 된다. 유산균과 칼슘도 함께 섭취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 유산균이 살아 있으려면 천천히 녹여 먹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에 직접 닿으면 유산균이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그릭 요거트
고단백·저지방 간식을 원한다면 그릭 요거트가 제격이다. 얼려서 먹으면 식감이 더욱 쫀득해지고, 여기에 견과류나 제철 과일을 곁들이면 영양 균형까지 갖춘 완성도 높은 간식이 된다. 또한, 장 건강에 이로운 프로바이오틱스도 들어 있어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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