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공공재원인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통합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정진기금과 방발기금을 통합해 ‘미디어·정보통신 산업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개편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당국도 분리된 ICT 기금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진기금과 방발기금을 통합하는 내용이 담긴 ‘ICT 기금 통합법(방송통신발전법 개정안)’ 등이 발의된 상태다. 정진기금과 방발기금은 2008년 정보통신부가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분리되면서 나뉘었다. 현재 정진기금은 정보통신산업법, 방발기금은 방송통신발전법에 각각 목적·재원·용도가 규정돼 있다.
정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0·2023년 두 차례 기금 평가를 진행한 뒤 두 기금을 통합하고 성과평가에 기반한 지출구조 조정체계를 구축하도록 권고했었다. 이유로는 △정보·방송통신의 융·복합 가속화 △기금관리기관 일원화 △동일한 수입원 등을 꼽았다.
예전부터 정부와 국회 등에서 ICT 기금 통합안에 대해 공감대가 있었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진전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집을 통해 정진기금과 방발기금을 통합해 ‘미디어·정보통신 산업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개편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번 정부 내에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석 171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제 1여당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작년 ICT 기금 통합 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두 기금은 정보통신과 방송통신 분야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용도 구분이 어렵고, 관리주체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으로 동일하며 재원·사업범위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통합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면서 “정보통신과 방송통신을 구분해 기금을 집행하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인 만큼 두 기금이 통합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ICT 기금(정진기금·방통기금)은 4조원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이는 예전 문재인 정부가 디지털 뉴딜 정책 등을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에 기금을 활용했고, 대신 주파수 경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경매가 예상 만큼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CT 기금은 주파수 할당대가와 방송사 매출을 재원으로 ICT 연구개발(R&D), 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 등에 사용된다.
ICT 기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파수 할당(경매) 대가다. 정부의 예상과 달리 주파수 트래픽은 포화되지 않았고 오히려 여유가 있다. 만약 3.7㎓~4.0㎓ 대역 300㎒ 폭이 경매로 나와 이동통신 3사가 이를 할당받게 된다면 약 3조원 이상 수입이 생겨 ICT 기금 운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지만 트래픽 여유로 수요가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분리된 ICT 기금을 통합 편성할 때 중복 사업 또는 시대에 뒤떨어진 R&D 사업 등은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가 제언한다. 기금 사업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콘텐츠 지원 사업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등 타 부처 기금 사업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연구·분석을 통해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징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을 개정해 방송통신발전기금의 대상에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및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도 포함하는 입법안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충분한 입법 정당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은 ICT 기금이 통합돼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ICT 기금이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기금 재정을 튼튼히 할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금 통합 시 여러 가지 운영 방안을 두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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