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4일 출범하면서 작년 12·3 비상계엄 이후 6개월간 사실상 공백 상태였던 정상외교가 본격 재개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양국 정상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늦은 오후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과 중국, 유럽 등 각국에서도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협력의 뜻을 밝혔다.
李대통령, 오늘 트럼프와 통화…정상회담 논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늦은 오후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협력을 다지는 상견례적 성격이지만 북핵과 관세 등 현안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이달 중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가에서는 이달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의 독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G7 의장국인 캐나다가 한국을 초청할 의향을 밝혔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G7이 다자회의라는 점에서 밀도 있는 양자회담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양 정상이 서로 대면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 및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만일 이 대통령이 '내치'를 이유로 G7 정상회의에 불참한다면 이달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나토 차원 공식 발표는 없지만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 정상을 초청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이 대통령은 가급적 빨리 방미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늦어도 7월 중에는 한미 정상이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악관 "한미동맹 철통" 日이시바 "한일 협력 더 활발히"
EU "핵심 동맹으로서 전략적 파트너십 심화 기대"
미 백악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해 우리 언론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다"고 입장을 냈다.
이어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한국 민주주의 결과"라며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민간을 포함한 한일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해 나가고 싶다"며 "한일, 한미일 협력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정상회담은 조속히 하는 것이 좋다"며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 중요성은 한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이 대통령을 향해 "핵심 동맹으로서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축하 글을 올리며 "우리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글로벌 무대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中 '실용외교' 주목…한중관계 개선 기대
중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주목하며 한중 관계가 개선의 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왕샤오링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부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현재 국제 환경은 한국이 실용주의 노선을 걷도록 했다"며 "이재명 대통령 등 진보 인사들은 한국 국익을 기반으로 한다"고 평가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은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한국 새 정부는 복잡한 지정학 속에 한국에 유리한 지위를 만들고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중한 관계를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긴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잔더빈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한국의 대외 정책은 현재의 극단 일변도 상태에서 물러나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위치로 돌아올 것"이라며 "이는 중한 관계에 비교적 이로운 계기"라고 했다.
왕성 지린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신문망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고, 더불어민주당의 대북 정책을 이어 조선반도의 국면 완화와 비핵·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매체들은 가난한 소년공이었던 이 대통령이 변호사와 정치인으로 성장해나간 과거 스트로리를 집중 조명했다.
뉴탄친은 이 대통령이 어려서부터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고 팔을 다쳐 장애를 갖게 되는 등 불우한 시절을 보낸 점과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살다 정치인이 된 후 대선에서 연거푸 낙선한 점, 지난해 흉기 피습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에 놓였던 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로 결국 대통령이 된 것을 소개하면서 "이재명은 작은 전설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 역시 이 대통령의 인생 역정을 상세한 영상으로 전했고, 홍콩 봉황망도 "한국이 가난한 집안 출신 대통령을 맞이했다"며 인물 소개 기사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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