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가 '한국 사회 극우의 현주소'를 조사한 결과,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 집단은 전체 응답자의 약 21%에 달하는 반면 '극' 성향을 갖고 '우' 성향에 모두 부정적 응답을 한 '극좌'는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극우'가 단순히 정치적 성향의 우측 끝인 '보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극우 성향을 가진 이들은 단일한 인구 집단이라기보다는 여러 사회적 위치와 세대에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한국리서치는 '극우'가 "체제의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권위적 리더십과 급진적인 수단을 통해 기존 질서를 재편하려는 정치적 정서를 의미하며, 이들은 기득권에 대한 반감을 가지면서도 외국인과 같은 외부 집단에 대해 배타적이다. 또한, 불평등이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지고 자연스럽다고 여기며, 약육강식 사고에 익숙하다. 동시에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가치도 중시한다. 한국의 맥락에서는 반공주의도 중요한 속성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념 정의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는 극우 성향을 구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극'과 '우' 각 속성을 문항으로 구성했다. 극(far, extreme, populism) 속성에 해당하는 3개 항목(권위주의, 급진주의, 반엘리트주의·포퓰리즘)과 우(right, conservative) 속성에 해당하는 4개 항목(토착주의·반이민주의, 보수주의, 반공주의, 사회다윈주의)에 모두 동의하는 사람을 극우 성향을 가진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극우 성향, 20대 남성과 70대 이상에서 가장 높아…연령별 U자형 분포
남성의 극우 성향 비율은 24%, 여성은 19%다.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분류됐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 고령층(29%)과 20대 청년층(28%)에서 가장 높았다.
극우성향이 전통적으로 고연령층에 집중된다는 통념을 전복하는 결과다. 반면 40대(12%)는 가장 낮았다. 이렇듯 극우 성향은 연령대에서 U자형 분포를 보였다.
20대라 하더라도, 동연령대 남성(33%)과 여성(22%)의 차이가 컸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1.5배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특징은 30대에서도 확인된다. 동연령대 남성(21%)이 여성(10%)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극우 성향은 대재 이상(19%)보다 고졸 이하(24%) 계층에서 다소 넓게 분포한다. 직업군별로는 판매·서비스직(33%) 종사자에서 극우 성향이 높고, 사무직·전문직(13%)은 낮다. 차이가 20%포인트에 달한다.
또한 극우 성향은 월 가구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등 양극단에서 높았다.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의 극우 성향 비율은 30%, 1천만 원 이상 최고소득층에서는 27%로 나타났다.
극우 성향 집단 중 자신의 정치성향을 묻는 질문에 36%는 스스로를 '중도'로, 9%는 '진보'로 인식했다. 유사한 성향을 가진 이들과만 소통하는 이들의 경우 본인 이념에 대한 오인과 과장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극우 집단 2명 중 1명(48%)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답했다. 극우 성향 응답자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 집단에서는 '보수' 비율이 27%로 극우 집단의 절반 가량이다. 정치적 이념을 응답자에게 묻는 질문으로 극우 성향을 판별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이다.
극우 성향자, 비상계엄 사태·탄핵 정국을 야당 책임으로 보는 경향
극우 성향을 가진 집단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사회와 정치 전반에 대한 태도에서 분명한 경향을 보인다.
탄핵 정국과 비상사태의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서 일반 집단의 42%는 대통령 및 여당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본 반면, 극우 집단에서는 12%에 불과했다. 반대로 민주당 및 야당에 전적으로 큰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극우 집단이 17%로, 비극우 집단(6%)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극우 집단이 보수 정치권에 명확히 우호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며, 현 상황의 책임을 야당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조사가 헌법재판소의 판결 선고 전, 정치적 책임 논쟁이 절정에 달했던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극우 성향을 가진 응답자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정치 효능감이 낮다는 점이다. '나 같은 사람은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는 진술에 대해 극우 성향 응답자의 77%가 동의했다. 이는 일반 응답자(60%)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한 '정부는 나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진술문에는 극우 성향을 가진 응답자의 80%가 동의하여 일반 응답자보다 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생각에 공감해 주는가는 일상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극우 성향 응답자의 58%가 동의했는데, 이는 일반 응답자(45%)에 비해 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극우 성향 응답자들이 소통과 공감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감정은 정책 불신이나 냉소적 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3월 21~24일 나흘 동안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요청대비 3.5%, 참여대비 64.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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