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이 중진작가 활성화 기획전시의 일환으로 마련한 2025 성북 N 아티스트 기획전 ‘안성석: 그럼 쪼끔씩 가자’가 오는 11월 8일까지 성북예술창작터 전관에서 열린다.
감정과 기술, 회복의 서사를 매체 간 경계 없이 풀어내는 안성석 작가의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머무르고 몰입하는 새로운 전시 경험을 제안한다.
전시 제목은 “우리 저기서 헤어질 거야? 그럼 쪼끔씩 가자”라는 문장에서 따온 것으로, 급작스러운 단절 대신 서서히 거리를 두는 작가의 정서를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이 제안은 불안과 이별, 회복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전시 전체의 정서를 관통한다.
이번 전시는 성북예술창작터의 1층, 2층, 옥외 공간 전체를 세 가지 콘셉트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구성된다.
1층은 ‘가정집 거실’을 모티브로 한 섹션으로, 신작 설치 ‘처음으로 친구를 집에 데려와 봤어’를 중심으로 관람객에게 은밀한 개인의 내면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소파, 냉장고, 게임기 등이 놓인 공간은 현실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2층은 전시장과 영화관의 경계에 위치한 감상 공간이다. 8분 분량의 신작 영상 ‘인사는 언제나 다시 만날 것처럼’이 중심에 놓이며, 이별이라는 보편적 경험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 외에도 사진 콜라주 ‘모두의 날씨’, ‘미래 하늘’, 짧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열쇠001’, ‘열쇠002’ 등이 함께 전시된다.
옥상의 휴양지 콘셉트 공간에는 최승호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 ‘나는 따뜻한 햇살을 쬐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가 설치된다. 따뜻한 햇살을 갈망하며 옥상에 올라선 눈사람의 형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감각과 태도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사진, 영상,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감정과 기억, 기술의 관계를 탐구해온 안성석 작가의 작업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공공 미술관 전시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다. 관람객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공간에 머무르고 감정을 교류하며 예술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은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매주 일요일, 월요일 및 공휴일, 전시 점검 기간(7월 26일~8월 23일)에는 휴관한다.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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