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평화경제특구' 개발·군사 규제 완화·일산대교 무료 통행 약속
복잡한 행정규제·타지역 반발 등 걸림돌도 많아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맞아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인 경기북부는 중첩 규제에서 벗어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어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경기북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평화 경제'와 '군사 규제 보상'을 키워드로 경기북부의 중첩된 규제를 완화하고 남북 평화 체계를 구축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전체를 위해 희생을 치른 지역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서 억울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며 "군사 규제로 온갖 피해를 본 경기북부 지역에 특별한 보전·보상 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지사 재임 시절에도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수원에 있던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연구원 등 7개 기관을 경기 북동부로 이전을 추진하고 지방 상수도 확충과 도로 확장·포장 등의 각종 지원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경기북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으로 분류돼 전 지역이 개발 제한을 받는 데다 전체의 40% 이상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여기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상수원보호구역 등 경기 남부보다 더 많은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이 같은 규제 탓에 경기북부의 산업기반은 열악하다. 산업단지와 대기업의 90% 이상이 경기남부에 몰려 있다.
그나마 접경지인 경기북부는 남북 관계가 좋을 때 활기를 띠는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오물풍선이 날아다니고 대남방송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등 개발은 커녕 각종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해왔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남북 긴장 구도를 완화해 평화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휴전선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온갖 규제를 받는 경기북부의 발전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경기북부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면서 평화경제특구 개발 등을 약속했다.
평화경제특구는 그동안 소외된 접경지역을 개발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장기적으로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방세·부담금 감면 등 세제 혜택과 함께 자금 및 기반 시설이 지원된다.
현재 경기·인천·강원의 15개 시군이 지정됐다.
그의 공약에도 경기북부 평화 경제 기반 조성으로 성장의 토대 마련, 경기 동북권 규제의 합리적 조정, 촘촘한 광역교통망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경기북부의 규제 완화를 위해선 수도권정비계획법, 군 관련 규제 등에 손을 대야 하는데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 군의 협조, 복잡한 행정절차 등 적잖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
경기북부 주민들은 이재명 정부가 이러한 난관을 뚫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을 손꼽아 기대하고 있다.
지역 현안 중 하나인 일산대교의 비싼 통행료 문제도 해결의 불씨를 되살릴지 주목된다.
일산대교 통행료 문제는 3년간의 법정 공방에서 지난해 경기도가 패소하며 일단락된 사안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경기 고양·파주지역 유세에서 일산대교 통행료와 관련해 "(경기지사일 때) 무료화해놨는데 그만두고 나니 곧바로 원상복구 됐다. 대통령이 돼서 (무료화)하면 누가 말리겠는가"라며 "확실하게 가장 빠른 시간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사퇴 직전인 2021년 10월 26일 일산대교에 대한 공익처분을 마지막으로 결재한 바 있다.
공익처분은 민간투자법 제47조에 따라 사회기반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한 뒤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한강 하류에 건설된 일산대교는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과 김포시 걸포동 1.84㎞를 잇는 민자도로로 2008년 5월 개통했다. 그러나 한강 다리 중 유일한 유료도로인 데다 통행료가 다른 민자도로와 비교해 3∼4배 비싸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사 왔다.
그러나 이 역시 법정 공방이 마무리된 데다 일산대교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손실 문제, 다른 지역 민자사업과의 형평성 등이 얽혀 있어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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