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당선인이 6월 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곧장 임기에 돌입한다. 당선 다음 날인 이날 오전 약식 취임식 직후부터 대통령 업무를 시작하고, 오후에는 주요 외국 정상들과의 외교 접촉도 예고되는 등 국정이 즉시 가동될 예정이다. 청와대 복귀 구상, 세종시 집무지 이전 계획, 외교안보 라인 정비까지 병렬 추진되며, 실용과 상징을 아우른 첫날 속도전은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문재인 정부 이후 두 번째 ‘인수위 없는 출범’
이번 이재명 정부 출범은 헌정사상 두 번째 ‘인수위 없는 취임’ 사례다. 앞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거쳐, 당선 다음 날 곧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대통령직 인수에 필요한 시간 없이 곧장 집무에 착수하는 구조는 현행 헌법상 조기 대선에 내재된 특성이다.
이날 이 당선인은 오전 11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약식으로 취임식을 진행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형식을 계승한 것으로, 정권 이양의 긴박함과 민심의 직접적 흐름을 반영하는 상징적 장면이다.
취임식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회로 이동해 선서와 함께 첫 국정 비전 연설을 발표할 예정이며, 김혜경 여사도 동행한다. 취임식에는 5부 요인을 포함해 정계·재계 주요 인사 360여 명이 참석하고, 야5당 지도부와의 간담회 일정도 논의되고 있다.
◇용산 집무 즉시 개시…청와대 복귀는 상징과 효율 모두 겨냥
취임 직후 이 당선인은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곧바로 집무에 들어간다. 주요 국정 지시사항과 외교·안보 브리핑이 첫날부터 배정돼 있으며, 핵심 참모진은 이미 전날부터 국정 과제의 조기 실행을 준비해 왔다.
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대통령제의 상징”이라며 조속한 복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용산 체제는 윤석열 정부에서 시도됐으나 공간 효율성과 경호 문제, 상징성 부족 등을 이유로 꾸준한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청와대 복귀는 ‘권위 회복’과 ‘행정 효율성’이라는 상징적·실용적 이유가 결합된 구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청와대 복귀를 위한 보수 일정과 보안 점검이 실무 라인에서 병행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 구체적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세종 집무지 이전 구상…개헌 논의 속 정치 의제 부상
청와대 복귀와 동시에 이 당선인은 세종시 집무지 이전이라는 중장기 로드맵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과밀 해소, 국토 균형 발전, 중앙정부 기능의 효율적 분산이라는 방향 아래, 해당 구상은 단순한 행정이전이 아닌 개헌 이슈와 직결되는 정치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행정부 이원화 해소’를 위한 단계별 접근을 제시하고 있으며, 세종 집무지 구축이 단순 시설 이전이 아니라 헌법 개정을 수반하는 구조 개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구상은 향후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맞물려 정국의 주요 분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 전면 가동…취임 첫날 트럼프와 통화 추진
이 당선인은 4일 오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통화를 추진하며, 외교안보 정책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된다. 이는 정권 이양의 안정성을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새 정부의 외교 노선에 대한 사전 신호를 보내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향후 대북 정책의 전환 및 한미 공조 재정립의 상징적 메시지가 될 수 있으며, 일본·중국·EU 주요 정상들과의 접촉도 순차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외교부와 안보실은 시차 조율과 메시지 초안 작업에 이미 착수한 상태다.
이 당선인 측은 “외교 공백 우려를 불식하고 조기 정상외교를 통해 외교안보 라인을 신속히 안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인수위 생략이라는 제도적 공백을 외교 메시지 선제 발신으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자택 출퇴근 체제…한남동 관저 점검 병행
이 당선인은 당분간 인천 계양 자택에서 대통령실로 출퇴근하는 방식으로 집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대한 보수 점검을 같은 날 오후 직접 진행하며, 최소한의 정비만 마치는 대로 입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선대위 조승래 공보단장은 “경호와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한남동 입주는 가급적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복귀 여부와는 별개로, 당분간 한남동 관저를 활용한 대통령 주거 체계가 병행될 전망이다.
◇속도와 권위의 동시 확보…‘즉시 리더십’ 실험
이 당선인의 즉시 취임은 단순한 업무 개시가 아니라, 권위 회복과 국정 주도권 선점을 동시에 노린 전략적 행보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이번 정부는 문재인 정부 이후 두 번째 사례지만, 정치 지형은 더욱 복잡해졌고,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초기 승부수는 더욱 과감해졌다.
첫날부터 병렬로 가동되는 청와대 복귀 구상, 외교 정상 접촉, 세종시 장기 로드맵, 관저 체계 정비는 모두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된다. “공백 없는 권력, 주도하는 국정”이라는 핵심 키워드다. 이재명 정부의 첫날은 단지 행정의 시작이 아니라,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치의 출발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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