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가 패한 주요 원인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계를 빨리 정리하지 못한 점,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 간 당내 갈등, 오랜 정치적 공백기 등이 꼽힌다.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치러지게 된 만큼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선거를 앞둔 마지막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계엄'과 '탄핵'에 애매한 입장을 유지했다.
윤 정부 때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았던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긴급현안질문에서 홀로 사과를 하지 않으며 '꼿꼿 문수'로 주목받았다. 이후 '탄핵 반대파'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보수층을 결집해 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의식해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못하면서 중도층을 잡는 데 실패했다.
당내 계파 갈등과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실패도 뼈아픈 대목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를 띄우며 최종 승자가 됐지만,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단일화를 밀어붙인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후보 지위를 박탈하고, 후보 교체에 나서는 등 당내 분열이 심화하기도 했다. 이후 후보 교체가 무산되면서 지도부 책임론과 추가 사퇴 요구가 친한계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왔다. 또 대선후보 등록이 늦어지면서 선거운동에도 혼선을 빚었다.
김 후보의 정치 공백기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지사 출신으로 탄탄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나 약 10년간의 정치적 공백기가 있었다.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쟁했으나 크게 졌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민주당 후보였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대패한 이후 정치권에서 멀어졌다. 2018년에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패하면서 당을 탈당해 자유통일당·자유공화당 등 극우 보수진영에 합류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으로 크게 위축된 조기 대선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해 대선 이후 정치권에서 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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