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독일에서 구글 지도를 사용하던 운전자들은 전례 없는 경고 메시지로 인해 큰 혼란에 겪었다.
애플리케이션 상에 독일 전역의 아우토반(Autobahn)이 모두 폐쇄된 것으로 표시됐고, 고속도로 대신 일반 도로를 이용하라는 안내가 뜬 것이다.
이 오류는 지난 29일(현지시각) 발생했으며, 이는 운전자들에게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이날은 예수 승천일(Ascension Day) 연휴가 시작되는 날로, 독일 전역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 위해 도로에 나섰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최적의 경로를 찾기 위해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했고, 그중 구글 지도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앱 중 하나였다.
그러나 구글 지도는 독일의 모든 고속도로가 폐쇄된 것으로 잘못 표시했다. 현지 운전자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스크린샷에는 아우토반 전역에 폐쇄 표시가 덧씌워진 모습이 담겼다.
지도를 확대해 살펴본 일부 운전자들은 갑작스러운 전국 단위 고속도로 폐쇄 사태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문의했으며, 일부는 독일이 공격을 받았거나 구글이 해킹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속도로가 닫힌 것으로 인식된 결과, 구글 지도는 모든 차량을 작은 국도나 시골 도로로 우회시키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이들 도로는 차량으로 넘쳐났고, 대규모 정체가 발생했다. 특히 일부 도로에서는 차량이 수십 분 이상 움직이지 않자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이날 구글 지도를 이용하지 않은 운전자들은 이런 문제를 전혀 겪지 않았다. 애플 지도(Apple Maps)와 웨이즈(Waze) 등 다른 내비게이션 앱에서는 모든 고속도로가 정상적으로 열려 있는 것으로 표시됐으며, 아우토반을 이용한 운전자들은 예상외로 한산한 도로 상황에 크게 만족했다. 통상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4일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가 텅 빈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이번 오류가 왜 발생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구글은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수정했다고 밝혔으며, 현지 운전자들은 약 2시간가량 고속도로 폐쇄 표시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구글 지도는 사용자, 공식 기관, 제3자로부터 수집한 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일부에서는 이번 오류가 며칠 전 독일 당국이 연휴를 앞두고 운전자들에게 조기 출발을 권고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하지만, 그것만으로 전국 고속도로가 ‘폐쇄’로 표시된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도 많은 독일 운전자들은 구글 지도가 해킹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구글이 보다 명확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혼란은 일부 사용자들로 하여금 구글을 떠나 다른 앱으로의 이동하게 만들었고, 구글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만 설명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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