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2의 송도로 불리며 기대감을 높였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더샵 일산 엘로이'가 분양 당시의 약속과는 다른 시공 방식으로 마무리되며 입주예정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입주가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보 영상에서 가장 큰 매력으로 꼽혔던 '보행육교'가 안내받은 것과 다르게 마무리됐으며 일부 핵심 시설은 아예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샵 일산 엘로이'는 지상 최고 42층 규모의 전용 84~247㎡, 총 1976가구가 입주하는 대단지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으며 2021년부터 일산 풍동2지구 일대에서 4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도시개발을 추진하면서 해당 단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홍보 영상과 다르게 완공되지 않은 보행육교였다. 원래 시공사와 시행사에서 내세운 자료에는 단지 바로 앞 풍동천을 따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자연친화적 환경과 백마학원가와 직접 연결되는 보행육교 등의 인프라가 강조되었다.
강변 경치를 충분히 즐기는 동시에 자녀 양육 환경에 적합한 학원가의 접근성까지 갖춘 '더샵 일산 엘로이'는 실제로 전용 84㎡ 기준 7억8000만원의 분양가에도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현장 상황은 기대와 동떨어져 있다. 풍동천은 아직 공사 중으로 보행로에는 흙더미와 공사용 적재물이 쌓여있었고, 단지와 외부를 연결한다고 했던 보행육교는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올라가야만 이용 가능한 형태로 시공됐다.
홍보 당시처럼 단지 내부 2층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주민들에게 불편함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이에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땐 분양가에 프리미엄까지 붙었지만...
입주예정자 A씨는 "일산 외곽인데도 7억원이라는 비싼 분양가가 마음에 걸렸지만, 아이를 낳고 살기에 좋은 환경이라 생각해서 청약을 넣은 것"이라며 "그런데 실제 현장을 보니 설명과 너무 많이 다르다. 비싼 분양가를 감수한 건 육교를 포함한 생활 인프라 때문이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아파트 분양가에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사전점검 때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입주자들이 가장 크게 문제삼는 보행육교는 경의중앙선을 횡단해 백마역 인근 번화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핵심 시설로 여겨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지 내 103동, 201동과 직접 연결되지 않았고, 이 같은 변경사항에 대해 입주자들은 어떠한 사전 안내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정명 입주자대책위원장은 "이 육교가 단지 생활권의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인데, 이를 두고 분양까지 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도 입주민들의 항의를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시행사에서 육교 관련 경관심의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로 관련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라며 "6월 중 신청이 들어오면 심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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