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두 달 사이 범용 D램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국내 반도체 대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5월 PC용 D램(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7.27% 오른 2.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22.22% 상승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급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미국의 90일 관세 유예 조치에 따른 글로벌 IT 업체들이 D램 등 주요 부품을 미리 쟁여두려는 움직임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일부 구형(DDR4) 제품의 경우 공급 업체들의 감산과 단종 통보가 이어지면서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됐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DDR4와 DDR5 등 주요 D램 제품의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으며 SK하이닉스도 소비자용 D램 가격을 12% 올렸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 상승이 두 기업의 2분기 실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DS) 사업부의 2분기 매출이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도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 상승이 당장 실적에 반영되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삼성전자에게는 D램 가격 상승이 가뭄의 단비와 같은 효과를 주고 있다.
이미 HBM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의 비중이 50%에 달하고 있다. 이번 D램 가격 급등과 함께 HBM 시장에서의 강점까지 겹치면서 실적 기대치가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영업이익률도 42%에 달하는 등 수익 구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D램 가격 급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실적 개선 및 수익성 강화라는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누리고 있다.
D램 가격 상승은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공급 축소와 수요 폭발이 맞물린 구조적 변화의 결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 집중하며 HBM과 DDR5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세공정 경쟁과 생산 전략 전환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D램 시장은 장기적인 구조적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하반기 D램 수요와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계의 감산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D램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지만 관세로 인한 시장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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