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뉴스1
국제 사회의 탈탄소 흐름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앰버가 발표한 '2025 글로벌 전력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발전량 중 수력·태양광·풍력 등을 합친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32%로 집계됐다.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확대가 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을 견인했다. 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2012년 이래 3년마다 2배씩 성장했고, 풍력도 2015년 이후 발전량이 세 배 늘었다.
전 세계가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탄소 중립 사회로의 변화를 빠르게 하는 추진한 것과 달리 한국은 이 같은 흐름에 뒤처진 상태다. 지난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0.5%로 전 세계 표준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합친 비중 역시 5.5%로 세계 평균(15%)에 한참 못 미친다. 풍력 발전 비중은 0.5%, 태양광 발전은 5%에 각각 그쳤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때 태양광·풍력 발전 산업이 비교적 소외됐단 평가다. 문재인 정부 시절 출범한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활발히 운영됐지만, 윤 정부 들어 존재감이 크게 줄었다. 윤 전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 확대에 무게를 두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단 분석이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저가 전략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위기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중국산 태양광 셀 국내시장점유율은 2019년 33.5%에서 2023년 74.2%까지 증가했다. 4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난 거다. 그 사이 국산 셀 비중은 같은 기간 50.2%에서 25.1%로 감소했다. 인버터 등의 주요 부품도 약 95%가 중국산인데, 중국 제품을 한국산으로 '택 갈이'하는 방식을 통해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업계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23년 허가한 ▲신안 우이 ▲영광 낙월 ▲완도 금일 1·2 ▲전북 고창 등 5개 해상풍력 사업에 중국 기업들이 주요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택 갈이를 활용한 진출도 이뤄지는 상황이다. 중국 풍력발전용 터빈 제조사인 밍양에너지는 국내 풍력발전 업체인 유니슨과 각각 45%, 55% 비율로 합작사를 만들어 압해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 관련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사업 시 복잡하고 긴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 역시 국내 업체들의 입지를 축소하고 있다. 대체로 대형 태양광 사업은 기획부터 상업 운전까지 부지확보, 인허가 등을 포함해 평균 4년이 소요된다. 태양광 설치 장소를 정할 때 중앙정부 지침 외에도 지자체별 조례가 존재해 이를 다 충족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풍력 역시 해상풍력은 평균 8년, 육상풍력은 5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해상풍력은 건설 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등 약 30개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속도가 훨씬 더디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사진=BS그룹(뉴시스)
이지윤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시설 단지를 조성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사업 지연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갈등을 줄이기 위해선 이들과의 양방향 소통 체계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전담 기구 및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양광·풍력 산업을 제조·수출형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금융지원 면에서의 도움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 교수는 "태양광, 풍력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발전 인프라와 기술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때 재생에너지 업계 전반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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