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금융 소비자들이 고금리 가계대출에 허덕이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 시중은행들이 억소리 나는 연봉과 3억원이 넘는 희망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금융의 공공성이 점차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국은행연합회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1억154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억1265만원으로 첫 1억1000만원을 넘어선 뒤 올해도 약 277만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임직원 평균 연봉도 1억원을 넘어섰다.
5대 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 3사의 임직원 평균 연봉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1억175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은 1억1725만원, 신한은행은 1억1611만원, NH농협은행은 1억1493만원, 토스뱅크는 1억1217만원, 우리은행은 1억1129만원, 카카오뱅크는 1억1115만원 등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9582만원으로 1억원에 못미치는 연봉을 지급했다.
이들 은행의 평균 퇴직금은 1인당 3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자들의 평균 퇴직금은 3억4491만원으로, 근속 연수와 직급에 따라 최대 30개월치 급여를 수령하는 사례도 있었다. KB국민은행은 3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 3억1706억원, 신한은행 3억1286만원, NH농협은행 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임원들의 연봉도 높았다. 국민은행은 1년 새 8320만원, 17.5% 급증한 5억5568만원의 평균 연봉을 지급했고, 신한은행은 3억6364만원, 하나은행 3억6026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은행 임직원의 억소리나는 연봉과 퇴직금에 은행권의 공공성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데, 은행이 여전히 고수익을 올리면서 임직원에게 억대 연봉과 수억대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여전히 4%대로 국민은행 4.28%, 신한은행 4.07%, 우리은행 4.10% 등이다. 기준금리가 인하했지만 여전히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은행들의 대출 자산 확대와 비용 관리로 이자이익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이자로 9조8224억원을 벌어들이며 이자 이익 규모 1위를 기록했고, 신한은행 7조5871억원, NH농협은행 7조5620억원, 하나은행 7조2139억원, 우리은행 6조7418억원을 벌어들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히 은행들의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직원의 연봉과 퇴직금에 수억원의 돈을 지급하는 돈잔치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 환원과 공공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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