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가상자산 투자 사기 수법으로 인해 금융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자 사기꾼들은 '무료 재테크 강의'와 '출석지원금'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한 뒤, 조작된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시켜 허위 수익을 보여주고 거액을 가로채는 방식을 사용한다.
A씨는 올해 초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재테크 지식을 습득하다가 '급등주 무료 제공'이라는 문구를 접한 뒤 링크를 클릭했다.
이후 A씨는 무료로 재테크 지식을 공유하는 '이 교수'와 '정 비서'(모두 가명 또는 사칭)를 만나게 됐고, 그들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 초대됐다.
해당 채팅방에서는 매일 무료 재테크 강의가 제공됐고, 출석만 해도 수십만 원 상당의 지원금 또는 가상자산이 지급된다고 안내됐다.
A씨는 무려 4개월간 해당 강의를 들으며 운영자를 차츰 신뢰하게 되었으며, 이후 이 교수로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인가받은 거래소를 통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동안 무료 재테크 강의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던 A씨는 안내에 따라 B 가상자산거래소라는 이름의 사이트에 당장 가입했다.
그러나 해당 거래소는 모든 게 조작된 가짜 사이트였으며 접속 후 수익이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표시됐지만, 이는 모두 허위로 표시된 정보일 뿐이었다.
얼마 뒤 거래소 측에서는 A씨에게 "코인 급락으로 인해 계좌가 마이너스로 전환돼 청산되었으니 9,00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해야 한다"라는 통보를 보냈고, A씨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돈을 송금했다.
가짜 강의 빌미로 유인해 '합법 투자처'로 속여
그러나 9000만원을 송금하자마자 이 교수, 정 비서와는 모든 연락이 끊어졌으며 A씨가 참가했던 단체 채팅방마저 사라졌다.
이처럼 가짜 강의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신뢰를 구축하고, 그 신뢰를 기반으로 허위 거래소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 최근 자주 활용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수법이 '가스라이팅'의 일종이라고 분석했다. 즉, 피해자 스스로 사기범을 전문가로 인식하게 만든 뒤 자발적으로 자산을 맡기게 만드는 방식인 셈이다.
사기범들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을 교수나 전문가로 소개하며 ▲가짜 강의 ▲출석 리워드 ▲허위 기사나 인증서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합법적인 투자처인 것처럼 위장한다. 이후 수익 실현, 수수료 납부, 계좌 복구 등의 명목으로 추가 송금을 유도하고 이후 잠적하는 수법이 대부분이다.
천성준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대응3팀장은 "재테크 강의나 급등주 제공, 출석만으로 지원금을 준다는 접근 방식은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며 "특히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 반드시 거래를 중단하고 의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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