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내 항공업계에서 전통적인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 항공사(LCC) 간 서비스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노선 다변화와 가격 평준화로 인해 서비스 품질과 안전성이 항공사 선택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LCC들도 기존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53개 항공사(국적사 10곳, 외항사 43곳)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평가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정시성 부문에서 매우우수(A++) 등급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한 ‘2024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항공사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서비스 만족도는 85점으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항공사들이 좌석 배치를 조밀하게 변경하는 추세와 달리, 기존의 좌석 간격을 유지하며 승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삼은 것이 주요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LCC는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품질과 안전성 측면에서 여전히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사고로 제주항공이 안전성 평가에서 최저 등급(F)을 받았으며, 이는 항공 서비스 평가 역사상 처음이다. 국내선 정시성 평가에서도 에어서울(C+)과 티웨이항공(B)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타항공(B+), 에어프레미아(C), 티웨이항공(E+) 등도 정비불량으로 인한 연결편 지연, 과징금 처분 등으로 안전성 평가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았다.
현재 국내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파라타항공 등 총 9곳이다. 이는 세계 최다 LCC 보유국인 미국과 같은 규모로, 인구가 더 많은 일본(8개), 태국(6개), 독일(5개)보다도 많은 숫자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34개 노선이 반납되면서 LCC 진입할 기회가 확대되었지만, 고환율과 유류비 상승,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LCC들은 기존의 가격 경쟁력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안전성 강화와 서비스 품질 개선에 실질적인 투자를 확대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수익 개선을 위해 △항공기 구매와 △화물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안전 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지난 2월 항공기 예비 엔진 ‘LEAP-1B27’을 추가 도입했으며, 2020년 약 100억원 규모의 ‘항공훈련센터’를 구축해 최첨단 안전 훈련 시설을 마련했다.
무안공항 참사로 안전성 평가에서 최저 등급(F)을 받은 제주항공은 2030년까지 항공기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추는 계획을 추진하며 보잉과 체결한 B737-8 항공기 50대 구매 계약을 통해 차세대 항공기 교체에 나서고 있다.
서비스 차별화 측면에서도 LCC들의 노력이 두드러진다. 에어프레미아는 기존 LCC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도입해 좌석 간격을 42~43인치로 확대하고, 출발지별로 다른 브랜드의 어메니티 키트를 제공하는 ‘이원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 항공안전 투자 공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안전 투자계획 규모는 1177억원으로 진에어 4774억원, 제주항공 4020억원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국토부 측은 “운항편수 증가에 따른 공항과 공역 혼잡, 정비불량으로 인한 연결편 지연 등으로 정시성이 하락했다”며 “2025년 평가부터는 항공사의 지연율과 지연시간도 평가에 반영하는 등 평가를 더 고도화할 것”이라고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안전 투자와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 항공사와의 격차가 존재한다”며 “특히 장거리 노선 확대를 추진하는 LCC들은 더욱 강화된 안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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