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브루누 페르난데스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남을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에 나설까. 올여름 잉글랜드 이적시장을 뒤흔들 대형 화두다.
페르난데스는 맨유에서 들어올린 트로피가 단 2개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전설의 반열을 넘보는 선수다. 맨유의 암흑기라 할 수 있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활약하면서 매 시즌 공격을 이끌었다. 전문 스트라이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컵대회 포함 98골이나 몰아쳤다. 페르난데스가 있어도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5위까지 떨어졌기에, 없으면 강등됐을 거라는 말이 단순한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런 페르난데스지만 31세가 된 지금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이 거액 연봉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낸다는 점, 지난 2년 동안 매년 여름마다 대형 오퍼가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맨유는 현 구단주 체제에서 많은 지원을 받진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포지션을 보강하려면 판매하는 선수도 있어야 한다. 30대 페르난데스를 1억 파운드(약 1,857억 원)나 내고 사겠다는 사우디 알힐랄의 제안이 사실이라면 구단 역시 흔들릴 만하다.
이 화두에 영향을 미치는 게 마테우스 쿠냐의 영입이다. 맨유는 최근 쿠냐 영입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울버햄턴원더러스의 에이스로서 팀의 강등을 막아낸 선수로서 빅 클럽으로 이적할 때가 무르익은 상태였다.
문제는 쿠냐와 페르난데스가 가장 선호하는 위치는 2선에서 약간 왼쪽에 치우친 곳으로 완전히 겹친다는 점이다.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만 보면 페르난데스는 미드필더 성향, 쿠냐는 윙어 또는 스트라이커 성향이라 조화가 가능할 법도 하다. 하지만 에이스 노릇이 익숙했던 두 선수가 나머지 한 명에게 좋아하는 공간을 양보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가 그려 본 쿠냐의 세 가지 활용방안 모두 페르난데스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가 있다. 최근 맨유 지휘봉을 잡은 에릭 턴하흐, 후벵 아모림 감독 모두 테스트했던 위치다. 페르난데스는 3선으로 내려가고, 2선의 주인공은 쿠냐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쿠냐가 최전방에 위치한다는 시나리오에서도 페르난데스는 3선으로 내려가 있다.
맨유는 브렌트퍼드의 돌격대장으로 활약해 온 브라이언 음뵈모의 영입설도 있다. 이 선수는 쿠냐와 함께 2선을 맡아 줄 인재로 꼽힌다. 2024-2025시즌 무려 PL 20골을 기록했고, 왼발잡이 오른쪽 윙어라 쿠냐와 활동반경이 겹치지도 않는다. 음뵈모가 영입된다면 ‘좌 페르난데스, 우 쿠냐’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페르난데스의 3선 기용 자체가 갑론을박의 대상이다. 훌륭한 패서가 부족한 맨유 사정상 페르난데스가 뒤로 내려가 조율해주고 패스를 뿌려주는 건 괜찮은 대안이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홋스퍼의 압박에 막혀 페르난데스가 전혀 공을 뿌리지 못하자 ‘3선 한계론’이 힘을 얻었다.
페르난데스는 맨유에서 뛴 기간은 6년에 불과하지만 그새 맨유를 상징하는 간판스타가 됐다. 그가 이적한다면 아모림 감독과 함께 하는 리빌딩은 더욱 폭이 커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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