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끝난 시즌도 스쿼드가 다른 팀보다 작았는데, 새 시즌은 더 작아지게 생겼다. 자체 육성 선수가 안 그래도 부족했는데 더 줄어들고 있어서다.
UEFA 주관 클럽대항전의 선수단은 A 리스트가 기본 25명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자체 육성 선수(소위 팀그로운) 4명을 포함해 리그 육성 선수(홈그로운) 8명이 들어가야 한다. 만약 육성 선수 숫자를 맞추지 못하면 그만큼 A 리스트 총 인원이 줄어드는 페널티를 받는다.
이 규정에 따라 지난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에서 토트넘은 A 리스트가 단 23명이었다. 자체 육성 선수가 알피 화이트먼, 브랜든 오스틴 두 후보 골키퍼뿐이었기 때문이다. 4명을 채워야 하는데 2명이 부족했으므로, A 리스트 인원도 2명 줄어들었다.
그런데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화이트먼이 계약만료로 팀을 떠났다. 현재 토트넘 출신 A리스트 선수가 추가될 일은 없다. 결국 오스틴 하나만 남았다.
이는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한 토트넘이 지난 시즌보다도 더욱 줄어든 단 22명으로 A리스트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탈 선수들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새 선수를 영입하면서 홈그로운은 채울 수 있지만, 자체 육성 선수를 영입으로 채우는 건 매우 어렵다. 결국 유소년팀 출신 선수의 낮은 활용도가 발목을 잡게 된다.
다만 유로파리그에 A 리스트만 기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2004년생 이후 태어났고, 15세 이후 구단에서 2년 이상 자체 육성한 선수는 B 리스트로 활용할 수 있다. 혹은 같은 협회 안으로 임대를 갔다면 3년 연속으로 자체 육성되어야 B 리스트에 들 자격이 있다. 쉽게 말해서 2년 이상 직접 육성한 유망주라면 A 리스트 외에 추가로 엔트리 등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다음 시즌 토트넘이 기대를 거는 유망주 양민혁, 루카 부스코비치 등이 1군 전력에 합류한다면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B 리스트가 아닌 A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민혁이 1군에 자리잡고 UCL까지 나가려면 유망주라서 주어지는 ‘깍두기’ 자리가 아니라, 나이 많은 선수들과 당당하게 경쟁해 따낸 자리에서 출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토트넘의 유소년팀은 초대형 작품이었던 해리 케인을 비롯해 올리버 스킵, 해리 윙크스, 자펫 탕강가 등을 배출한 바 있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솔 캠벨, 스티븐 카, 피터 크라우치, 레들리 킹 등을 길러냈기 때문에 마냥 나쁜 유소년팀이라고 폄훼할 순 없다. 하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제대로 된 유소년팀 출신 작품이 없는 건 사실이다. 감독 전술에 맞지 않고 상대팀이 값을 잘 쳐줬다고 해서 스킵을 확 팔아버린 지난해 여름의 결정이 근시안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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