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힘을 내라 대구!” 김병수 감독 첫선, 부담감 알고도 ‘잔류 소방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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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현장.Plus] “힘을 내라 대구!” 김병수 감독 첫선, 부담감 알고도 ‘잔류 소방수’ 재도전

풋볼리스트 2025-06-02 06:40:00 신고

김병수 대구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수 대구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대구] 김희준 기자= 김병수 감독은 불과 2년 전 소방수로 나섰다가 뼈저린 아픔을 겪었다. 2023년 5월 강등권으로 추락한 수원삼성을 맡아 쇄신에 나섰다.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김 감독의 세심한 지도 아래 변화하는 모습은 분명 보였다. 그러나 한창 성적이 부진해 삭발로 분위기를 쇄신하려던 같은 해 9월 수원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그로부터 20개월이 지났다. 김 감독은 다시 한번 위험한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대구FC다. 대구는 한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세징야와 에드가 등 주요 외국인의 노쇠화와 플랜 A 파훼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에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세징야의 신들린 활약으로 충남아산FC를 겨우 누르고 잔류했지만, 이번 시즌 또다시 부진하며 최하위로 쳐졌다. 16라운드가 종료된 시점에서 11위 수원FC와 승점 차는 4점이었다. 반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김 감독은 대구에 당도했다.

대구 팬들은 김 감독을 구세주처럼 맞이했다. 1일 광주FC와 홈경기에서 대구iM뱅크파크에 나타난 김 감독을 향해 대구 팬들은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한두 팬은 김 감독을 향해 ‘살려주세요’라며 잔류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대구FC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병수 감독. 김희준 기자
대구FC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병수 감독. 김희준 기자

김 감독은 팬들의 기대가 주는 부담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기꺼이 대구 지휘봉을 잡았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부담이 너무 많이 된다. 이겨내는 게 쉽지 않다. 한 번 경험해봤지만 너무 힘든 자리다. 그걸 알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이끄는 대로 왔다”라면서도 “큰 힘은 아니더라도 대구 팬들이나 선수들에게 약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 바람이 첫경기부터 일정 부분 이뤄진 듯하다. 김 감독은 지난 경험을 살려 자신의 색채를 살리기보다 당장 팀이 이기기 위해 필요한 전술을 선택했다. 상견례 때부터 줄곧 좋은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를 원한다는 간절함을 내비쳤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 김 감독은 대구가 가장 익숙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3-4-3 혹은 5-4-1 전형은 지난날 대구의 성공을 이끈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김 감독의 색채가 엿보였다. 김 감독은 스리백 중앙에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이찬동을 배치했다. 이찬동은 태국 촌부리FC에서 센터백을 본 적이 있는, 수비력이 검증된 선수다. 이날은 마냥 센터백이라기보다 후방 빌드업과 수비라인을 진두지휘하고 중요할 때 전진해 중원의 수적 우위를 도모하는 역할을 맡았다.

라마스(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라마스(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라마스와 에드가 활용법도 세밀해졌다. 라마스는 공수 전환 및 반대 전환을 하는 조율자 역할을 수행했다. 후반 20분에는 중거리슛으로 상대 반칙을 유도해 귀중한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기도 했다. 에드가는 마냥 최전방에 있지 않고 2선까지 내려오며 정확한 터치와 연계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확실히 지난 경기들보다 고립되는 경우가 확연히 줄었다.

여기에 2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수문장 오승훈의 잇단 슈퍼세이브 덕에 김 감독은 대구에서 첫경기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는 대구 팬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만족한다”라며 “승점 1점도 귀중한 시기가 올 거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수들도 짧은 시간 동안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오승훈은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얻지는 못했지만 팀적으로는 가능성을 봤다”라며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주문할 때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해주신 덕에 경기장 안에서 지시한 모습들이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승훈에게는 골키퍼로서 짧은 패스를 통한 후방 빌드업에 치중하지 말고 에드가를 믿고 쉽게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넣었다. 오승훈은 전방을 향하는 롱패스로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찬동도 김 감독의 능력에 감탄했다. 이찬동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에게 정답을 많이 알려주셨다.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옵셜을 많이 주셨다. 선수들도 알려준 정답대로 하니까 플레이가 괜찮았다”라며 “내게는 후방 빌드업할 때나 상대 압박이 올 때 등 상황 하나하나마다 정답을 잡아주셨다. 어디로 연결해야 하는지 플레이를 많이 가르쳐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대구FC 선수단과 팬. 김희준 기자
대구FC 선수단과 팬. 김희준 기자

이날 경기 종료 후 장내 아나운서는 김 감독의 첫경기를 ‘위대한 시작을 위한 변화’라고 코멘트했다. 경기 내내 변함없이 열성적인 응원을 펼친 대구 팬들은 혼신을 다해 승점 1점을 챙긴 선수들에게 “힘을 내라 대구”를 힘차게 외쳤다.

김 감독은 지난날의 아픔을 가슴에 새긴 채 다시 한번 어려운 임무를 받아들었다. 우선 첫경기에서는 자신의 경험이 긍정적으로 녹아든 지시로 대구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것이 상승세의 단초가 될지, 일시적인 반짝임이 될지는 앞으로 김 감독의 디테일이 얼마나 대구에 녹아드는지에 달렸다. 지금 대구에 필요한 건 세밀한 플레이이며, 이는 김 감독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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