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3000명 인력 감축 예고
전기차 수요 둔화에 직격탄
트럼프 관세 폭탄 여파 까지
명품 자동차의 상징이자 전기차 전환의 선봉장이던 볼보가 휘청이고 있다.
영업이익이 1년 새 70% 넘게 추락한 데 이어, 전 세계적으로 3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전기차 수요 둔화, ‘성장 신화’에 제동
스웨덴의 대표적 자동차 브랜드 볼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기차 수요 둔화’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던 볼보는 불과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 부족, 세계 각국의 보조금 삭감, 그리고 예상보다 느린 소비자 반응이라는 현실 앞에서 계획은 급제동이 걸렸다.
이에 볼보는 전략을 급히 수정했다. 당초 순수 전기차 중심에서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을 병행하는 ‘유연한 접근’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 회사 관계자는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실용성을 따지지 않으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무역 전쟁과 관세 공포, 구조조정 부채질
여기에 더해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갈등이 또 다른 악재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부터 EU산 차량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유럽 자동차 산업 전반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현재도 이미 25% 기본 관세에 더해 10~20%의 상호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볼보가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2025~2026년 재정전망을 철회하게 만든 핵심 배경이 됐다. 이후 볼보는 약 19억 달러(한화 약 2조62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내놨고, 그 일환으로 전 세계 3000명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볼보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본사가 위치한 스웨덴의 사무직 인력들이 주요 정리해고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볼보 측은 “자동차 산업이 현재 극심한 외부 압력을 받고 있다. 이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 볼보, 버틸 수 있을까
한편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무역 장벽 강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볼보는 더 이상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름만으로 시장을 리드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 CEO는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지만, 더 강하고 유연한 볼보로 재탄생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 고가 브랜드로서의 볼보가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신은 “이번 조치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전체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재편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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