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사고가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닌, 구단과 연고지 간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지적하며 “생존을 위협받았다”고 토로했고, 연고지 이전이라는 중대한 선택지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었다.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외장재 추락 사고 이후 홈 경기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NC는 지난달 30일 홈 경기 재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진만(49) NC 대표이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단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연고지 이전을 비롯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만 대표는 연고지 이전이라는 민감한 카드를 꺼낸 이유로 ‘생존 위기’를 들었다. 사고 이후 홈 경기를 치르지 못하며 구단은 약 40억 원 이상의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 NC는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로 인해 이번 기자회견 전까지 창원에서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고, 지난달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제1경기부터 22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홈 6경기를 대체 홈구장으로 결정한 울산 문수구장에서 소화했다. 선수단은 대체 홈구장인 울산 문수구장에서 이동과 숙박 등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급박한 일정 속에서도 문수구장 사용을 적극 지원했고, NC는 이를 계기로 “단순한 대체 경기장을 넘어 미래 방향성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책임 공방도 연고지 갈등의 배경이 됐다. 추락한 루버는 구단 사무실 외벽에 설치된 것으로, 일각에선 2022년 말 구단 측이 진행한 유리창 교체 공사와의 연관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이진만 대표는 “구단이 유리창을 교체한 뒤 창원시설공단의 정밀·정기 안전점검에서 모두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구단 과실 가능성을 부인했다.
문제는 단순히 사고만이 아니다. 이진만 대표는 창원시가 그동안 약속했던 야구장 접근성 개선, 2군 마산구장 리모델링 등 여러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역 사회 기부와 유소년 육성 등 구단이 이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미 25년간 330억원의 창원NC파크 사용료를 선납한 상태이지만, 필요하다면 이를 포기하고서라도 연고지 이전을 강행할 수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에 창원시는 대립 대신 조율을 택했다. 시는 “프로야구단은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의 자산”이라며 “NC 구단과 협력 강화를 통해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NC 복귀 환영 입장을 밝히며 원정 팬을 위한 KTX 접근성 개선, 2군 구장 환경 정비 등을 약속한 바 있다. KBO 역시 사태를 주시 중이다. 허구연(74) 총재는 최근 장금용(52) 창원시장 권한대행을 만나 “구단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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