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김혜인 기자 = 이영돈 PD가 기획하고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는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정치적 민감함의 민낯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이 갖는 냉정함과, 현실을 직시하려는 진지한 문제의식이 담긴 이 영화는 지난 5월 21일 정식 개봉 이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부정선거,>
그 파장은 단순한 논란을 넘어 실제 현실 속으로 튀어나왔다. 5월 30일 예정돼 있던 이 영화의 ‘1천 청춘 무료 상영회’ 1탄, 영남대 포럼이 돌연 취소된 것이다. 이유는 명확했다. 지역 언론이 해당 상영회를 정치적 의도가 깔린 행사로 해석해 보도한 직후, 상영회를 준비하던 학생들에게 겁박성 메시지와 전화가 쏟아졌고, 결국 행사 문의처로 기재된 학생은 욕설과 협박성 문자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영화 측은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상영회를 선거 이후로 연기했다.
문제는 단지 행사가 취소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이는 문화적 표현과 자유로운 토론의 공간이어야 할 캠퍼스가 외부 압력과 정서적 위협 앞에서 얼마나 쉽게 위축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영화 한 편의 상영이 지역 언론 보도 하나로 ‘정치행위’로 규정되고, 청년들이 욕설과 협박에 노출되는 구조 자체가 우려스럽다.
배급사 루디아코프는 공식 SNS를 통해 “더운 날씨에도 열정적으로 홍보해준 청춘들과 참석을 희망했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대학생 20명 이상만 모이면 인근 극장을 직접 섭외해 상영회를 재개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실제로 배급사 측은 서울경찰청 정보과로부터 "행사 중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은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이를 “조언을 가장한 공권력의 개입”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는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작 영화는 자극보다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 ‘정말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졌는가’라는 의혹을 제기하되, 특정 정치 세력을 지목하거나 단정하는 방식이 아닌, 분석과 근거를 통해 하나의 퍼즐처럼 의문을 구성해 나간다. 감독 이영돈 특유의 조사형 연출 기법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으며, 인터뷰와 시각 자료, 분석 보고서를 교차적으로 배치해 관객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만든다. 부정선거,>
하지만 영화의 내용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영화가 현실 세계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반응이다.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는 단지 의혹을 제기하는 영화일 뿐이다. 관객이 보고 판단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영 자체가 위협으로 간주되고 청년들이 위축되는 풍경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경계해야 할 현상이다. 부정선거,>
이영돈 PD는 이번 논란에 대해 "학생들이 겁을 먹었다면 그 어떤 영화보다 그들을 지키는 게 우선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 같은 순간이다. 상영을 막는 건 영화를 향한 반론이 아니라, 생각 자체를 차단하려는 시도이며, 이는 단지 영화 한 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성숙도를 되묻게 하는 지점이다.
다큐멘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진실에 다가가는 형식이다. 그리고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는 그 불편한 진실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선 작품이다. 지금 필요한 건 ‘검열’이 아니라 ‘검증’이며, 억압이 아니라 질문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이라면, 영화를 보든 안 보든 적어도 그 자유만큼은 보장받아야 한다. 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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