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상장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재무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편입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인플레이션 대응 수단 및 자산 다변화 전략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추적하는 플랫폼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5월 30일 기준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 법인은 전 세계적으로 116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량은 80만8021개로 이는 원화 기준으로 약 121조20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러한 수치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2020년 당시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가 10곳도 채 되지 않았지만, 불과 5년 만에 열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기업 재무구조 내에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추세는 이제 하나의 기업 흐름으로 잡았다고 평가될 정도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2024년 1월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이러한 추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는 기업들이 제도권 내에서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됐다.
올해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 성공도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내 가상자산 제도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면서 미국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보유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갤럭시디지털처럼 가상자산에 특화된 기업들이 주로 비트코인을 보유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산업군에 속하는 기업들까지도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 목적을 넘어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매입 발표 후, 주가 7800% 넘게 폭등해
이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 바로 '스트래티지(MicroStrategy)'다. 이 기업은 현재 비트코인을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기준 보유량은 58만250개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원화로 약 87조 37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로, 스트래티지는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인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매입을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스트래티지 모델'을 따르려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기기 업체 셈러 사이언티픽, 에너지 저장 전문 기업 컬 테크놀로지, 그리고 일본의 호텔·관광 기업인 메타플래닛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메타플래닛은 지난해 4월 비트코인 매수 전략을 공식 발표한 이후, 주가가 무려 7872% 급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메타플래닛 회장 사이먼 제러비치는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채택하는 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종의 '비트코인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라며 "향후 5년 안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기업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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