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노트] 달러 약세와 미국 밖 자산의 상대적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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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노트] 달러 약세와 미국 밖 자산의 상대적 강세

연합뉴스 2025-05-31 10:3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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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달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 2025.5.8 superdoo82@yna.co.kr

올해 5월 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천380원대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관세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던 4월 10일(1천480원)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향후에도 하락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한국 주식시장 같은 비달러 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현상을 지칭한다. 하지만 변화의 동인은 다르다.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로 하락하면 달러 약세로 부를 수 있고, 한국 경제와 기업 펀더멘털의 개선 결과로 하락하면 원화 강세로 부르는 게 타당하다.

최근 나타나는 원·달러 환율 하락은 달러 약세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 경기 둔화 리스크, 무역수지 적자 완화 도모 등이 달러 약세의 요인이다.

먼저 재정건전성에 대해 살펴보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그리 큰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미 S&P는 2011년에, 피치는 2023년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상위에서 한 단계 낮춘 적이 있어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다소 '뒷북'이었다.

주식시장은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는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다만 미국의 재정수지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감세를 추진하면서도 정부지출 축소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야심 차게 출발했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었던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복귀를 밝힌 가운데, 연방정부 지출 축소 규모는 당초 공언했던 2억 달러에 턱 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극단적 보수파인 프리덤 코커스가 요구하는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지출 축소 요구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정부부채 한도 확대 반대 의견에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메디케이드 축소와 국가부채 한도 확대 반대는 다수의 동의를 얻는 주장이 아니다. 하지만 감세와 함께 정부지출 축소 계획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과거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집권했던 공화당 소속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가 감세를 단행하면서도 정부지출 축소라는 쓴 약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모습과 판박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지만, 채권시장의 반응은 격렬하다.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고 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직후 미국 국채 30년물은 5%대에 올라섰고, 10년물은 4.5%대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미 국채금리가 상승한 데 이어, 신용등급 강등이 금리를 추가로 밀어 올린다. 통상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는데, 최근에는 달러 가치가 빠르게 하락한다.

국채를 발행하는 미국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니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들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크게 잡으면서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또 금리 상승의 동력이 경기 호전이 아니라 정부 신용도 저하에 있으니 달러 가치가 약해지는 것이다.

지속되는 고금리는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실물경기의 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 불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미국의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의 2.3%에서 최근 1.4%까지 하향됐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미국 성장률 컨센서스는 추가로 더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재정건전성 악화와 경기 둔화는 해당국 통화에 약세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은 정책적으로도 달러 약세를 용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국·대만 등과의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환율을 의제로 들고 왔다는 보도가 나온다. 달러 약세 유도를 통해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하려는 의도다.

가깝게는 트럼프 정권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인 스티브 미란이 미국이 직면한 대외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달러 약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멀게는 미국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많이 내는 일본 엔화와 서독 마르크화의 인위적인 절상을 유도하며 미국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도모했던 1985년의 플라자합의가 있다.

미국의 재정건전성과 경기,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위한 정책 방향 등이 모두 달러 약세에 무게를 실어준다.

달러가 약해질 때는 비달러 자산에 대한 외국인 선호가 제고될 수 있다. 아시아 통화 중 미국 달러에 대해 가장 먼저, 그리고 빠르게 절상되기 시작한 국가는 대만이다. 타이완달러가 강해지면서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 매매가 완연한 매수 우위로 반전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현저히 약화했고, 순매수로 반전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처럼 달러 약세는 미국 자산에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의 미국 쏠림에 제동을 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미국 대비 상대 강세를 나타내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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