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세대 OLED 기술력을 선보이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대만 기업들의 기술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제도적 지원과 국제협력을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15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5(이하 SID 2025)’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참가해 최첨단 기술과 R&D 성과를 공유했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 비카드뮴 고휘도 EL-QD, 5000PPI RGB 올레도스 등 차세대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전년 대비 50% 이상 밝아진 400니트 고휘도 EL-QD는 전기신호가 직접 퀀텀닷 픽셀을 발광시키는 차세대 무기발광 기술로, 색 정확도 극대화와 전력 소비 절약이 가능하다. 또 264PPI 고해상도 EL-QD 제품 개발 성과는 SID로부터 ‘올해의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강 측정이 가능한 센서 OLED 기술도 실물로 전시됐다. 화면 전체에서 지문 인식은 물론 터치만으로 심박수, 혈압, 스트레스 수준, 심방세동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OLED 증착 시 유기광다이오드를 함께 증착해 센서를 패널에 내재화한 것이 핵심이다. 1.4형 크기에 5000PPI를 구현한 RGB 올레도스와 업계 최고 밝기인 2만 니트 RGB 올레도스도 공개됐다.
이와 함께 ▲3차원 돌출이 가능한 마이크로LED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가방 형태로 휴대 가능한 18.1형 ‘플렉시블 브리프케이스’ ▲마름모 형태의 ‘폴리건 폴더블’ 등 혁신적인 폼팩터 제품들도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가장 먼저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기술 변화를 주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번 ‘SID 2025’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주제로 대형·중형·차량용을 아우르는 OLED 풀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4세대 OLED 패널은 ‘프라이머리 RGB 탠덤’ 구조를 적용해 최대 휘도 4000니트를 달성했고 특수 필름 개발로 밝은 실내에서도 높은 화질을 구현한다. 4세대 OLED TV 패널은 AI 기능 최적화와 함께 에너지 효율을 기존 대비 20% 개선했고, 27인치 게이밍 OLED와 45인치 5K2K 게이밍 OLED도 공개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는 세계 최대 단일 패널인 57인치 필러투필러 OLED와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를 탑재한 콘셉트카를 제시했다. 해당 제품들은 영하 40도부터 영상 85도까지 작동 가능한 내구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16인치 저전력 네오 LED 패널과 41%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14인치 노트북용 패널을 선보이며 환경친화적 기술을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30년까지 친환경 소재 사용률을 50%로 높일 계획”이라며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LCD 시장이 2021년 123억달러에서 2024년 83억달러로 약 30% 줄어든 반면, OLED 시장은 같은 기간 42억달러에서 46억달러로 약 10% 성장해 2029년에는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폴더블·롤러블 OLED 중심의 전시에서 올해는 효율성, 친환경성, 경제성 확보 기술과 미래 시장 창출 등을 위한 신기술 경쟁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마이크로LED 분야에서는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기술 추격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TCL CSOT, BOE, Tianma 등 중국 기업들은 차량용 마이크로LED HUD와 투명 디스플레이 등을 대거 선보이며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퀀텀닷과 OLEDoS 등 차세대 OLED 관련 분야에서는 국내 기술우위를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마이크로LED, 라이트필드 등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국내 연구개발 환경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국의 대규모 투자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도적 지원과 국제협력 강화가 절실하다”며 “디스플레이 특별법 제정, 글로벌 표준 선점, 미국·일본 등과의 기술 협력을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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