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된 헌책방 인천 아벨서점, '시 낭송회' 18년 만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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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된 헌책방 인천 아벨서점, '시 낭송회' 18년 만에 종료

연합뉴스 2025-05-31 07:1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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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연·정송화 부부 시인 마지막 초청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촬영 황정환]

(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시(詩)를 통해 사람을 배웠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여기까지 하게 됐네요."

인천시 동구 배다리 마을에 있는 아벨서점 곽현숙(75) 대표는 31일 오후 2시께 열리는 마지막 시 낭송회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2007년 시작한 '배다리 시 낭송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기간을 제외하고 18년간 거의 매달 열렸으나 이날 156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곽 대표는 "경제적 부담과 책방 운영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 더는 지속할 수 없게 됐다"며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전했다.

시 낭송회 열리는 아벨전시관 시 낭송회 열리는 아벨전시관

[촬영 황정환]

이번 마지막 시 낭송회에는 5월 어린이 달을 맞아 김구연·정송화 부부 시인이 초청됐다.

곽 대표는 문화예술 서적·자료 전시실과 시 다락방을 갖춘 문화공간 '아벨전시관'에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시 낭송회를 열어왔다.

그동안 낭송회에 초청된 시인은 150여명, 참여한 시민은 4천명에 이른다.

인천에 사는 최현건(77)씨는 "시 낭송회에 7년 정도 참석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며 "낭송회가 끝나더라도 시 한 편 쓰는 꿈만큼은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배다리 시 낭송회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마을을 지키기 위한 지역 문화운동의 일환이었다.

2000년대 인천시가 배다리 일대에 산업도로 건설을 추진하자 곽 대표가 1인 시위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시 낭송회도 만들었다.

곽 대표는 "시민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껏 배다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1973년 문을 연 아벨서점은 배다리에서 52년째 자리를 지켜온 헌책방이다.

1970년대에는 40곳이 넘는 헌책방이 모여 '책방 골목'이라 불렸던 배다리에는 지금 아벨서점을 비롯해 5곳의 오래된 서점과 새로 문을 연 3곳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곽 대표는 10년 넘게 1관과 2관 두 곳으로 나눠 책방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7월 아벨전시관 건물 1층으로 이전·통합했다.

그는 앞으로 전시관에 동시(童詩)와 동요(童謠)를 상시 전시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곽 대표는 "시 낭송회는 끝나지만 책방은 항상 열려 있다"며 "누구든지 와서 책과 시를 통해 자기를 찾아가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

[촬영 황정환]

h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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