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시아투어 마지막 경기에서 또 한 번 굴욕을 당할 뻔했지만, 치도 오비의 맹활약 덕분에 간신히 승리를 거두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현지시간으로 30일 열린 홍콩과의 친선 경기에서 맨유는 전반에 실점하며 무너지는 듯했으나, 17세 유망주 오비의 동점골과 추가골, 그리고 에이든 헤븐의 쐐기골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는 맨유에게 단순한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올스타팀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수모를 겪은 뒤 연패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 19분, 상대 공격수 주니뉴에게 허무하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또 한 번 ‘굴욕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수비진의 허술한 대응과 골키퍼 톰 히튼의 아쉬운 실점은 올 시즌 내내 맨유를 괴롭혔던 문제였다.
그러나 후반전 시작과 함께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루벤 아모링 감독은 선수 전원을 교체하며 반전을 꾀했고, 교체 투입된 치도 오비가 50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특히 오비는 골 세리머니 대신 공을 곧장 주워들고 센터서클로 향하며 빠른 재시작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강한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에서의 패배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듯한 승리에 대한 집념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경기 막판 메이슨 마운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오비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어 추가시간에는 에이든 헤븐이 쐐기골을 터뜨려 3-1 승리를 확정 지었다. 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린 맨유로서는 그야말로 굴욕 직전에서 벗어난 값진 승리였다.
이날 경기에는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선발 출전하며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팀을 위해 분투했지만,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치도 오비였다. 유럽대항전 없이 치르게 될 다음 시즌을 앞두고 루벤 아모링 감독은 “어려운 순간마다 팀을 위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오비의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여전히 맨유에 찾아온 소식은 비보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사우디 클럽 알힐랄 이적 협의가 진행 중인 사실이 홍콩 현지로 취재 온 영국 BBC, 더 타임즈, 스카이스포츠, 텔래그래프 등 유력 매체 기자들을 통해 확인됐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에이전트가 직접 사우디 리야드로 날아가 최종 협의 중인 사실이 전해졌고, 맨유 역시 다음 시즌 재정난 속에 전력 보강 작업을 위한 자금 마련을 이유로 주장이자 팀 내 최고의 선수 브루노에 대한 1억 파운드(약 1,860억 원) 이적료 제안 수락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노 역시 맨유의 사정을 감안해 알힐랄의 제안을 수락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 알힐랄은 6월 개막하는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 곧바로 브루노의 출전을 원하고 있다. 며칠 내로 협상 결과가 확정될 전망이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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