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저속노화’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한 가운데 식품업계도 관련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저당·저칼로리·고단백 식품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요로 자리 잡았다.
30일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SNS상에서 저속노화 언급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올해 4월 기준으로 언급량이 약 12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5.1%가 ‘최근 1년 동안 저속노화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저속노화 식품 섭취(36.9%), 건강기능식품 섭취(35.8%), 운동 프로그램 등록(20.1%) 등을 실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흐름에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도 건강식이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샐러드, 단백질 간식, 저당 도시락 등으로 구성된 건강 간편식의 판매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다.
GS25는 헬시플레저, 저속노화 트렌드에 힘입어 ‘단백질 빵’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단백질 빵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올해 4월 기준 관련 매출이 6.4배 증가했다. 단백질 관련 상품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관련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23년 45.8% ▲24년 45.5% ▲25년(1/1~5/19) 52.1%에 달한다.
CU도 올해 2분기 닭가슴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5개년 닭가슴살 카테고리 2분기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20년 22.6%에서 2021년 23.4%, 2022년 23.8%, 2023년 25.2%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손잡고 저속노화 간편식을 선보였다. 지난 1월 나트륨 함량을 기존 상품 대비 50%까지 줄이고, 귀리·현미·렌티콩 등을 활용한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을 출시했다
저당 제품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903억원에서 2022년 3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4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식품업계에서도 설탕 대신 알룰로스 같은 대체당을 활용한 제품들이 음료, 아이스크림, 소스, 잼 등 다양한 식품군에 걸쳐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주류나 칼로리가 낮은 맥주 등도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서 저당·저칼로리 전문 브랜드를 론칭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무설탕·무당류 브랜드 ‘제로’를, 오뚜기는 저당 케챂 등을 판매하는 ‘라이트앤조이’을 선보이고 있다. 빙그레도 지난 3월 알룰로스를 활용한 저당 브랜드 딥앤로우를 론칭했다.
주류·음료업계도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제로 제품의 인기는 주류, 탄산 등 다양한 음료군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주요 업체들도 발빠르게 제로 슈거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28일 발간한 ‘음료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제로 탄산음료를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향후에도 제로 탄산음료를 마실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59.8%에 달했다.
한편, 제로·저당 제품을 통한 당 섭취 감소는 당뇨나 비만 같은 만성질환 예방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런 제품들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제로 탄산음료나 무설탕 주류 등 대부분이 초가공식품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제로음료, 주류 모두 초가공 식품이다. 제로 식품 유행 트렌드는 아직까지 장기적인 이익을 말하기엔 데이터가 없다. 다만 당 건강 관리 트렌드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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