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 국내 시장 이탈 가속…달라지는 시장 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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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국내 시장 이탈 가속…달라지는 시장 판도

한스경제 2025-05-30 08:17: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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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시장에서 연이어 철수하고 있다 /사진 쳇gpt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시장에서 연이어 철수하고 있다 /사진 쳇gpt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격전장이었던 국내 보험시장이 외국계 생명보험사(생보사)의 '탈한국' 행보가 이어지며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최근엔 외국계 생보사의 '쌍두마차'로 불리던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국내 자본에 인수되면서 생명보험 시장의 판도 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는 모두 23곳에 달한다. 이 중 생명보험 분야에선 동양생명·라이나생명·메트라이프생명·BNP파리바카디프생명·ABL생명·처브라이프생명·푸본현대생명·AIA생명 등이 있다. 

한때 국내 보험시장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격전장이었다. 1987년 라이나생명이 포문을 연 이후에 ING생명(네덜란드)·푸르덴셜생명(미국)·알리안츠생명(독일)·PCA생명(영국)·AIA생명(홍콩)을 비롯해 외국계 주요 보험사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외국계 보험사의 '탈한국'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2013년 네덜란드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이 철수한 뒤 영국계 우리아비바생명(2014년)·독일계 알리안츠생명(2016년)·영국계 PCA생명(2017년)·푸르덴셜생명(2020년) 등이 줄줄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2022년에는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스위스 처브그룹에 팔면서 한국에서 완전 철수했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의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지난 2일에는 금융위가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ABL생명 편입을 승인했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오는 7월 동양생명(지분 75.34%)과 ABL생명(100%)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ABL생명과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에 편입됨애 따라 국내 보험시장에서 외국계 보험사의 존재감은 한층 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기준 총자산이 18조 7643억원에 이르는 ABL생명과 총자산  34조5776억원에 달하는 동양생명을 편입함에 따라  생보사 자산순위 5위인 농협생명(53조2536억)과 생보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함에 따라 외국계 생보사는 이제 라이나생명·메트라이프생명·AIA생명·BNP파리바카디프생명·푸본현대생명·처브라이프생명 등이 남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인수 후보로 부상함에 외국계 생보사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2022년 공식 출범한 카디프생명은 2020년 BNP파리바그룹이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보험업계의 잠재 매물로 거론돼 왔다. 지난해 초에도 BNK금융지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투논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에 악사손해보험이 교보생명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SBI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다가 양측은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매각 협상을 시도한 바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연이어 철수하는 가운데 라이나생명·메트라이프생명·AIA생명 등은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외국계 보험사의 철수가 시장을 축소시키는 원인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플레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계기로 보고 있다.

일례로 라이나생명과 AIA생명은 보장성 보험에서 존재감이 큰 만큼 보장성 보험에 집중해 보험사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는 CSM 확보에 유리한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6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라이나생명보험은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이 348.1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웃돌고 있다. 이는 라이나생명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GA채널을 통한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AIA생명은 IFRS17 도입 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보장성 보험 분야, 그 중에서도 제3보험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AIA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731억원 ▲2023년엔 1337억원 ▲2024년 1396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세다.

올해로 국내 진출 36주년을 맞은 메트라이프생명은 '톱(Top5) 생보사'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89년 국내 진출한 메트라이프생명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보험사 메트라이프(MetLife)의 한국 법인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견고한 재무 건전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보험자본기준(K-ICS) 도입에도 불구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356.4%를 기록하며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웃돌았다. 다만 메트라이프생명은 올해 들어 당기순이익이 1324억원으로 급감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생애 전반에 걸친 사망 및 건강 보장은 물론 종합 헬스케어 솔루션 '360헬스(Health)'와 은퇴 설계 플랫폼 '360퓨처(Future)', 통합 고객 서비스 앱 '메트라이프 원(One)'을 통해 고객 경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잇단 이탈 배경으로 국내 보험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꼽는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시장 축소와 포화 상태에 가까운 보험 보급률, 수익성 하락 등이 맞물리며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 리스크도 외국계 보험사들에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헬스케어 중심의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다.

주요 외국계 보험사들은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확대와 현지화 전략도 병행하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처브라이프 등 주요 외국계 보험사는 본사의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언더라이팅, 모바일 플랫폼 등 디지털 기반의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 도입으로 장기 유지율 제고 및 고객 맞춤형 보장 강화에 나섰다.

유통채널 측면에선 방카슈랑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GA 채널 비중을 높이고 있다. 고액자산가 대상 변액보험, 은퇴설계 상품을 중심으로 고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도 병행 중이다. 일부 보험사는 마케팅 및 고객 응대 체계의 로컬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는 자본력과 글로벌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디지털·헬스케어 중심 모델이 국내 시장 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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