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간극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간극이 좁아지는 첫 번째 이유는 이재명 후보가 '셰셰', '커피원가 120원', '호텔경제학' 등 논란 될 발언을 한 것이다. 두 번째는 보수층이 결집한 것이다. 세 번째는 김 후보의 청렴함이 부각되면서 이재명 후보와 비교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김 후보의 과거 노동운동 시절 미담이 알려지면서 그 꼿꼿함이 강조되고 있는 점이다.
최근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고 있다. 폴리뉴스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7일 전국 성인 1,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ARS, 표본오차 ±2.5%p, 95% 신뢰수준), 이재명 후보는 45.8%, 김문수 후보는 40.7%, 이준석 후보는 8.6%, 권영국 후보는 1.0%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5.1%p로 좁혀졌다.
매일경제와 MBN이 여론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화 면접, 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에 따르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44.9%, 김문수 후보는 35.9%로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같은 조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9.6%를 기록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8%p 하락한 반면, 김 후보는 2.6%p 상승했다.
'셰셰', '커피 원가 120원', '호텔 경제학'..."논란되면 철회하고 사과할 줄 알아야"
지지율이 좁혀진 첫 번째 이유로, 이 후보는 현재 1위 후보로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안정감과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친중 외교'라는 공격을 받은 과거 '셰셰(감사합니다)' 발언에 대해 "제가 틀린 말을 했느냐"고 반문하거나, 경기지사 재임 시절 조성한 '거북섬 웨이브파크'의 공실률이 높은데도 이를 치적으로 자랑했다. 또 TV토론에서도 2017년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호텔경제학'이나 '커피 원가 120원' 등의 발언을 다시 꺼내 반감을 샀다.
이종근 정치 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셰셰',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학'의 공통점은 '내가 다 잘했고, 잘못한 게 없다'는 태도"라며 "항변할 게 아니라 '제 발언은 그런 뜻이 아니었지만 사과한다'는 식으로 빠져야지, 고발하겠다고 하면 오만하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2022년 대선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였는데 다시 그 이재명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3차례에 걸친 토론을 거치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이준석 후보가 제기한 '거북섬 발언', '부정선거론' 등이 쇼츠(짧은 동영상) 형식으로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지지도와 관련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이 후보의 발언 때문이 아니라 여론조사에 보수 표가 과표집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견제 심리가 있어서 1등인 후보를 안뽑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후보 지지자들이 전략적으로 후퇴해서 여론조사 전화를 안받거나 보수 후보를 뽑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집토끼' 단속 나선 김문수...박근혜·이명박 회동 TK·PK 찾으며 보수층 결집
두 번째 이유는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선거 전략으로 '집토끼'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집 나간 집토끼인 TK·PK 지역의 지지율을 못해도 75%까지는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집토끼를 잡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하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도 만났다.
김 후보는 지난 24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으며, 같은 날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당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 선거를 치러 반드시 이겨달라. 선거는 진심으로 하면 된다.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다가가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층 결집을 위해 사흘 뒤인 27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찾으며 김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김 후보께서 아버지 생가와 어머니 생가를 방문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이렇게 오게 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같은 날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회동했다. 두 사람은 여의도의 한 호텔 식당에서 비공개 오찬을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통치하지만, 김문수가 되면 국정을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김 후보는 노동자도 잘 알고, 기업 유치 경험이 있는 행정가로서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좋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28일에도 PK와 TK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총 9건의 일정을 소화했다. 경남 김해와 부산, 양산을 거쳐 경북 경산·영천, 대구를 훑으며 각지에서 시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경산에서는 영남대를 방문해 청년층 표심 확보에도 나섰다.
김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TK와 PK를 찾은 것은 이날로 네 번째다. 앞서 12~13일 대구와 울산, 부산을 방문했고, 14일엔 진주·사천·밀양·양산을, 24일엔 영주·안동·상주·김천·구미·칠곡을 찾았다.
28일부터 투표 당일인 6월 3일까지 여론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는 있으나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는 못하는 이른바 '블랙아웃(깜깜이)' 기간이 된다. 앞으로 보수층의 결집이 이뤄진다면 6·3 대선에서 지지율이 더 좁혀질 수도 있다.
청렴한 이미지 각인에 성공한 김문수
세 번째로는 김 후보의 청렴함이 점점 드러난 것도 지지도가 올라간 이유 중 하나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기자와 만나 김 후보에 대해 "선량한 사람"이라며 미담을 말했을 정도로 김 후보가 청렴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각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김 후보는 유세에서 공격과 수비를 함께하고 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둘 다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김 후보는 유세에서 이 후보가 강조하는 업적의 상당수가 본인의 업적이라며 "이재명이 한 게 뭐가 있냐"며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고 이 후보를 공격하는 공수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자신의 업적을 PR하지 않았던 김 후보의 겸손함과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는 이 후보가 비교되면서 청렴함이 더 강조되는 것이다.
최수영 평론가는 "이 후보는 뭐든지 결과만 있으면 치적을 이야기하는데, 김 후보는 경기지사를 하면서 많은 업적을 냈음에도 치적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다 보니 진실한 김문수와 허장성세한 이재명 구도가 인물론 대결에서 간극을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정책적 업적 강조는 지지율에 큰 효과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수 평론가는 "유권자들은 어떤 사업 누가 했는지 세세하게 알지는 못한다"며 "거북섬 이슈는 구조적인 문제지 정책 이슈가 크게 붉어진 것은 아니라서 지지도 영향에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꼿꼿 문수' 노동운동 고문과 단일화 파동에서도 굳건한 김문수
네 번째로 김 후보는 노동운동 출신으로 굳건한 면이 있다. 김 후보의 '꼿꼿함'은 이 시절에도 엿볼 수 있었다. '5·3 인천항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붙잡혀 온 그는 통닭구이, 물고문, 전기고문 등 갖은 고문을 당했지만 끝내 '동지'의 소재를 밝히지 않았다. 당시의 고문 후유증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김 후보는 "고문 후유증으로 한쪽 귀가 잘 안 들린다. 민주화 투쟁 중 독재와 맞서 싸운 평생의 상처"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1일 12·3 불법계엄 관련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국무위원 전원에게 '계엄 사과'를 요구하자 다른 국무위원들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지 않고,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강성 보수층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때 꼿꼿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아서 '꼿꼿 문수' 라는 별명이 생긴 것이다.
대선 후보 등록 전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파동에서도 김 후보의 굳건함을 볼 수 있었다. 경선 후 많은 의원들이 등록 전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자기 입장을 고수하면서 '꼿꼿문수'로서의 굳건함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또 김 후보는 이런 과정에서 친윤 등과 싸우면서 자신의 추진력과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가 남으면서 앞으로의 전개가 관건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단일화에 대해 하지 않을 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대선을 6일 남기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단일화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 후보가 이준석 후보와 만남의 모습 등을 연출하는 것이 아직 가능한 시기이기 때문에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김 후보의 선대위 관계자는 기대성 희망을 말하고 있다.
기사에 거론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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