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 개막한 28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는 HD현대중공업이 차세대 해양전력의 청사진을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과 함께 218㎡ 규모의 통합 전시관을 마련해 국내함정, 수출함정, 미래함정 등 세 가지 테마로 부스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글로벌 수출 전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HD현대중공업은 부산 벡스코에서 이달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국내함정, 수출함정, 미래함정을 선보였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국내함정: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부터 KDDX까지
국내함정 섹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설계 및 건조한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개발 중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울산급 배치-Ⅲ 선도함인 충남함, 자체 개발한 원해경비함 등을 전시했다.
'정조대왕함'은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인 Baseline-9 C2와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SPY-1D(V))를 탑재한 8200톤급 이지스 구축함이다. 탄도탄 요격은 물론, 대공·대함·대잠·대지 타격까지 수행 가능한 국가급 전력으로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통합소나체계와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II)를 장착했으며, HD현대중공업이 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아 2024년 11월 인도 완료했다. 현재 후속함 두 척이 추가 건조 중이며, 전체 6척 중 5척을 HD현대중공업이 맡고 있다.
함께 전시된 KDDX는 6500톤급 차세대 구축함으로 전투체계와 소나, 레이더, 무기체계까지 전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첫 번째 이지스급 구축함이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 함대공유도탄-II, 전자전 장비 등 다양한 국산 장비가 집약됐으며, 특히 25MW급 고출력 전기추진체계를 적용한 완전 전기 추진식 함정으로 주목받는다. 스마트 브릿지, 신소재, 자동화 기술, 스텔스 설계까지 도입해 함정 기술의 진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국내함정 섹션에서는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울산급 배치-Ⅲ 선도함인 충남함, 자체 개발한 원해경비함 등을 전시했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KDDX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 기술로 건조해 실전 배치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사업 수주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양사는 20여 년간 잠수함과 수상함 분야에서 국내외 주요 사업을 두고 경쟁해왔다. 이번 KDDX 사업은 양사 경쟁의 최대 승부처이자, 향후 미국 등 1460조 원 규모의 글로벌 군함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이날 현장에서 "KDDX 사업은 지난해에 착수해야 했는데 이미 1년이 늦었다. 하지만 올해 안에만 결정이 난다면 HD현대중공업이 기본 설계를 했고, 모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사업을 계약하는 순간 바로 상세설계에 들어갈 수 있다"며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것은 HD현대중공업의 강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력 절감은 미래의 생존 절감이다"며 "KDDX는 상당한 인력 절감 방식을 사용해 자동화·전동화·자율화 등 모든 기능을 망라했다. 우리나라는 무기 체계가 다양해 인력 운용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자동화를 한다면 인력을 더 줄일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해군이 더 줄여달라고 요구할 경우 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함정: AI 기반 무인전력 전투함 등 첨단 기술 집약
미래함정 섹션에서는 HCX-25,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력 지휘함,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미래함정 섹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미래함정 콘셉트 'HCX 시리즈'의 진화형인 HCX-25,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력 지휘함,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대표 모델인 'HCX-23 Plus'는 1만5000톤에서 최대 3만2000톤급까지 확장 가능한 초대형 무인전력모함이다. 이 함정은 UAV(무인기), USV(무인 수상정), UUV(무인 잠수정)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체계로, 공격형 고정익 UAV를 사출하고 회수하는 장비를 탑재했다.
또 다른 모델인 'HCX-23'은 6000톤급 기동형 무인전력통제함으로 해상작전에서 유무인 복합전력을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정찰, 타격, 대공 방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고정익 UAV를 비롯해 다양한 무기체계를 탑재하고 있으며, 전투집단 중심에서 빠르게 투입 가능한 전력으로 기대된다.
두 모델 모두 HD현대중공업이 2022년부터 수행한 무인전력지휘통제함 연구용역과 2025년부터 시작된 개념설계에 기반해 제작되고 있다.
■수출함정: 6500톤급 대양작전용 호위함 최초 공개
수출 세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대양작전용 호위함과 필리핀 수출용 다목적 호위함이 소개됐다.
6500톤급 대양작전 호위함은 탄도탄 요격과 유무인복합 체계 대응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함이다. 장거리 및 초장기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스텔스 기능을 극대화한 함체 구조로 해외 시장, 특히 중동국가들을 겨냥한 수출형 모델이다.
필리핀 해군에 납품 중인 3200톤급 다목적 호위함은 대공·대함·대잠·전자전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 수직발사대, 통합 함교 체계 등을 갖췄다. 중형 해상헬기를 격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으며, 주요 전투체계와 유도무기 등 다수의 국산 장비가 탑재되어 있다. 해당 모델은 2016년부터 총 10척이 수주돼 현재도 건조가 진행 중이다.
수출 세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대양작전용 호위함과 필리핀 수출용 다목적 호위함이 소개됐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잠수함 세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수출용으로 개발한 잠수함 'HDS 시리즈'가 전시됐다. 가장 최신 모델인 'HDS-2300'은 2300톤급 중형 잠수함으로, 최신 리튬전지와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적용해 장시간 잠항과 정숙성을 확보했다. X타형 조타 시스템으로 조종 안정성도 강화되었으며, 다양한 무장을 운용할 수 있다.
'HDS-1500'은 1500톤급 잠수함으로 미사일 및 중어뢰 운용이 가능하며 통합 전투소나시스템을 탑재해 전술 수행 능력이 향상된 모델이다. X타형 조타 시스템 역시 기본 적용된다.
800톤급 소형 잠수함 HDS-800은 기동성과 은밀성에 특화된 경량 전투 플랫폼이다. 소형이지만 최신 리튬전지와 통합소나, 중어뢰·미사일 탑재능력을 모두 갖춰, 근해 방어나 비대칭 전력 운용에 적합한 수출형 모델이다.
최태복 상무는 "잠수함은 동남아권에선 필리핀을 거점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고, 필리핀이 원한다면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까지도 지원할 생각이다"며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을 수주해낼 경우 사우디가 중동 생산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을 타깃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이유는 유럽 시장까지 내다보기 때문"이라며 "HD현대중공업은 성능·비용·납기까지 충족할 수 있는 조선사이기 때문에 유럽 조선소와도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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