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광주FC가 8일 만에 또 다른 사과문을 게재했다. 29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광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재정건전화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축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광주는 2024년 약 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순손실이 발생했다는 건 지출 금액이 수입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K리그 재정건전화 제도에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광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과 이적료 등 여러 수입 창구를 통해 2023년 약 150억 원에서 2024년 약 214억 원으로 수익을 늘렸음에도 함께 커진 지출을 감당하지 못했다.
광주는 지난해에도 재정건정성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2023년 수입을 실제보다 크게 잡았다가 적자가 일어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이미 선례가 있는 만큼 구단 재정 운영에 만전을 기울였어야 하지만 또다시 재정건전화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현재 광주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청했으며, 법무팀에서 해당 건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는 여러모로 K리그 이슈를 몰고 다니는 팀이다. 전술 측면에서는 호평받는다. 이정효 감독은 2022년 광주에 부임한 이래 선수층 한계를 넘어서 전술을 통한 응집력으로 팀에 시너지를 일으켜 2022년 K리그2 우승, 2023년 K리그1 3위, 2024-2025시즌 ACLE 8강 진출 등 숱한 기적을 일으켰다. 이 감독과 선수단은 광주의 축구가 K리그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걸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유병훈 FC안양 감독, 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등 막 승격했거나 승격을 원하는 감독들에게도 이 감독과 광주는 분명한 성공 사례다.
그러나 축구를 잘하는 광주의 이면에는 운영을 못하는 광주가 있다. 광주는 재정 문제 외에도 행정력 미비에 의한 연대기여금 미납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연대기여금은 선수가 이적할 때 이적료 일부를 유소년 시설에 분배해 주는 제도다.
광주는 아사니 영입에 대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약 416만 원)를 제때 납부하지 못했다. 여러 차례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으나 가상계좌 입금자명 오기, 담당직원 휴직 등으로 시기를 완전히 놓쳤고, 지난해 12월 FIFA 징계가 확정돼 이때부터 선수등록이 금지됐다. 현재는 광주의 연대기여금 납부가 완료돼 이달 21일 징계가 종료됐다.
그 사이 영입된 선수 10여 명이 이번 논란의 쟁점이다. FIFA 징계 기간에 합류한 선수는 이론상 등록될 수 없는 선수이며, 이 선수들이 경기에 출장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광주 징계가 알려진 뒤 치른 리그 2경기에서 광주는 해당 선수들을 출전시켰고, 상대였던 포항스틸러스와 강원FC는 프로연맹에 공문을 제출해 이의제기했다. 이 또한 프로연맹 법무팀에서 검토 중이며,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심사숙고해 처분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와 관련해서는 꾸준히 구단 운영에 대한 문제가 거론돼왔다. 시민구단의 대표적 병폐로 분류되는 비리는 최근 들어 줄었지만 재정 문제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 경기장이나 클럽하우스 등 해결해야 할 시설 문제도 산적해있다. 여기에 행정력 부족까지 드러냈다. 구단 운영 측면에서는 총체적 난국이라 해도 무방하다.
광주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K리그에 태풍을 몰고 왔다. 팀으로서는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지만, 구단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모습을 자꾸만 보인다. 특히 이번 FIFA 징계 문제와 재정건전화 문제는 광주 구단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광주가 타개책을 찾을 수 있을지, 프로연맹과 축구협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광주FC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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