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대웅제약이 개발한 국산 SGLT-2 억제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간 지방증 개선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간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11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5 유럽비만학회(ECO 2025)'에서 엔블로가 간 지방 축적을 의미 있게 줄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제2형 당뇨병 환자 554명을 대상으로 한 3건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통합해 진행됐다. 특히 환자의 간 지방증 상태를 '간 지방증 지수(HSI)'와 '프레이밍햄 지방증 지수(FSI)'를 통해 평가했다.
그 결과, 하루 0.3mg 용량의 엔블로를 24주간 투약한 환자군은 위약군 대비 지방간 유병률이 각각 32%, 25% 감소했다. 실제 HSI 기준 지방간 유병률은 48.0%에서 16.0%로, FSI 기준으로는 41.3%에서 16.0%로 줄어드는 등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두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으로도 높은 유의성을 나타냈다(HIS -3.72, p<0.0001 / FSI -1.16, p=0.0006).
동일 계열 약제인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과의 비교에서도 엔블로는 간 지방증 지수에서 평균 1.02점(p=0.0257) 낮은 수치를 보여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기본적으로 혈중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체중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진다"며 "엔블로는 SGLT-2 단백질과의 결합력이 높아 이 같은 기전을 보다 강력하게 구현하며, 체중 감소가 간 지방 축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지방간을 동반한 경우는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는 엔블로가 단순한 혈당 강하제를 넘어 복합대사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형철 대웅제약 ETC마케팅본부장은 "간 지방증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 대안을 제시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향후에도 엔블로의 치료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엔블로는 국내 제약사 최초의 SGLT-2 억제제로, 36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기존 약제 대비 적은 용량으로도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체중 및 혈압 감소, 지질 개선, 인슐린 저항성 개선 등 다양한 부가 효과를 임상을 통해 입증해 왔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