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 주도로 가교보험사(Bridge Insurance Company) 체제에 공식 돌입했다. 부실 금융사 정리를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보험업계에 처음 도입된 제도지만, 노조는 이를 ‘고용 승계 없는 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총파업에 나서며 정면으로 맞섰다.
29일 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과 MG손보 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전직원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500여명 임직원의 고용안정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험계약 보호 위한 ‘가교보험사’ 첫 도입…5대 손보사 공동경영협의회 참여
이번 총파업은 금융당국의 가교보험사 설립 및 운영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촉발됐다. 가교보험사는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보험사의 계약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설립되는 공적 보험관리 기구다. 과거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부실 정리에 활용된 ‘가교금융회사’ 제도를 보험업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전날 예금보험공사(예보)는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대형 손해보험사와 함께 공동경영협의회를 발족하고, MG손보의 보험계약을 안정적으로 이전·관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가교보험사는 MG손보의 보험계약을 일시적으로 인수한 뒤, 전산 이관 작업을 거쳐 계약을 5대 손보사로 분산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사회는 각 손보사 임원과 예보 부서장으로 구성되며, 대표이사는 예보가 선임한다. 보험금 지급, 민원 응대 등 핵심 업무는 손보사에서 파견된 인력이 수행한다.
금융당국은 “보험계약자는 기존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계약 이전은 100% 안전하게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전산 이관 및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혼선과 민원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 “가교보험사는 구조조정 수단…고용승계 없는 전환 수용 못 해”
MG손보 노동조합은 가교보험사 체제가 사실상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고용 승계 없는 계약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금융당국의 일방적인 영업정지와 가교보험사 전환은 500여 명 임직원과 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회사의 역사와 고객, 직원 모두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던 임직원들에게 지금은 구조조정이라는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일방적 책임 전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이날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총파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조합원 전원에게 파업기금 출연을 요청하고, 실천 지침을 통해 구체적 투쟁 계획도 공유했다. “가교보험사 설립·운영에 일절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 아래, 내부 결속도 강화 중이다.
노조의 강경 대응으로 가교보험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의 현장 혼란과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임직원과 가족의 생존권, 고객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고용안정 없는 구조조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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