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덥고 습한 계절이지만, 동시에 자연이 가장 풍성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는 6월이면 한껏 피어나는 계절꽃들이 거리 곳곳을 채운다.
그중에서도 비에 젖은 모습조차 아름다운 꽃이 있다.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뚜렷하게 피어나는 이 꽃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차분하게 물들인다.
파란색, 분홍색, 보라색, 연두빛 등 하나의 꽃에서도 다양한 색을 담아내는 이 꽃은 그 색감만으로도 시선을 끌고, 꽃잎이 풍성하게 겹겹이 퍼져 있어 볼수록 수채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부드럽고 은은한 안개 속에서 화려함을 뽐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꽃의 이름은 '수국'이다. 여름 장마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수국에 대해 알아본다.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아름다운 꽃 '수국'
수국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수국과의 낙엽관목으로, 좁은 의미로 쓰일 때는 'Hydrangea macrophylla'라는 품종만을 가리키지만, 보통은 수국속에 속하는 모든 종을 통틀어 칭하는 이름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등지에 주로 분포하며, 원래는 중국이 원산지였으나 현재는 일본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품종 개량도 많이 되었다.
수국은 다 자라면 높이 1m 정도까지 자라는 식물이지만, 개체에 따라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덩원용 수국은 1m를 넘을 수 있으며, 작은 화분에서 기르는 품종의 경우는 겨우 15~20cm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다.
수국의 꽃은 여름이 시작되는 6~7월에 피며, 작은 꽃 여러 개가 모여서 지름 10~15cm 크기의 꽃차례를 이룬다. 꽃받침조각은 꽃잎처럼 생겼고 4∼5개이며, 처음에는 연한 자주색이던 것이 하늘색으로 되었다가 다시 연한 홍색이 된다.
이 꽃은 특이하게도 자라는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그 색이 변하는데, 이는 수국 꽃 안에 들어있는 색소인 '델피니딘'의 특징이다. 이 색소는 흙에서 흡수된 알루미늄 이온과 결합하면 파란색, 그대로 있으면 분홍색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국은 흙이 산성이면 알루미늄 이온이 뿌리로 흡수돼 파란 꽃이 피고, 염기성이면 알루미늄 이온이 흙 속 수산화 이온과 결합해 물에 녹지 않는 앙금이 돼버리기 때문에 흡수되지 못해 분홍색이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수국의 꽃 색깔을 바꿀 수 있다. 푸른색 꽃을 원한다면 알루미늄 이온을 많이 가진 백반 같은 물질을 사용해 토양을 산성으로 만들면 되고, 분홍 꽃을 원한다면 달걀 껍데기 등의 탄산칼슘이나 석회 가루를 이용해 토양을 염기성으로 만들면 된다.
이런 수국의 변화하는 모습은 그 꽃말에도 영향을 줬는데, 실제로 수국의 꽃말 중에는 변덕과 변심이 존재한다. 그외의 꽃말로는 냉정, 냉담이 있으며, 이와는 반대로 진실한 사랑, 인내심이 강한 사랑, 진심이라는 꽃말 역시 가지고 있다.
풍성하면서도 부드러운 매력… 수국 기르는 방법
수국은 풍성하면서도 부드러운 매력을 지녀 정원, 꽃다발, 결혼식 등 장식에 널리 사용되는 꽃이다. 또한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파스텔톤의 색감 덕분에 실내 공간을 꾸미는 데에도 적합하다. 아쉽게도 무성화이기 때문에 수분을 할 필요가 없어 향은 나지 않지만, 그 모습만으로 화사한 공간을 만들기는 충분하다.
이번에는 우리 집을 더욱 따스하고 화사하게 꾸며줄 수국 기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수국은 기본적으로 적당한 햇빛이 필요한 식물이다. 대부분의 경우 강한 직사광선보다는 간접적인 빛을 더 선호하며, 강한 직사광선을 받으면 잎 끝이 마르거나 갈색으로 변하는 잎 태움 현상이 벌어질 수 있고, 반대로 햇빛이 너무 적으면 꽃 피는 양이 줄어들거나 개화가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수국 화분은 이를 적당히 조절할 수 있는 장소에 둬야 한다. 하루 4~6시간 정도의 간접광을 받을 수 있는 창가나 베란다에 배치하면 좋다.
이어서 물주기는 수국을 기를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수국은 이름에도 물 수(水) 자가 들어있을 정도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로, 수국의 개화 시기가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6~7월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적절한 물 공급은 수국의 잎과 꽃을 한층 무성하고 생기있게 만들어준다.
수국에 물을 주려면 평상시에는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물을 주면 되고, 만약 꽃이 핀 상태라면 흙이 마르지 않도록 꾸준히 주면 된다. 화분에서 기르는 중이라면 화분 배수구에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주면 되고, 화분 받침대에 고인 물은 방치하지 말고 바로 버려줘야 한다.
하지만 물을 지나치게 많이 주지는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습하게 되면 수국의 잎이 노랗게 변하고 뿌이가 썩어 곰팡이가 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과습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물주기를 중단하고 햇빛이 잘 비치는 곳에서 흙을 건조해주며, 심한 경우는 배수성이 강한 종류로 아예 토양을 교체해줘야 한다.
수국은 기본적으로 병충해에 강한 식물이지만, 관리가 소홀하거나 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엔 병충해에 노출될 수 있다. 주요 병충해로는 흰가루병, 갈색무늬병, 세균성 윙크병, 뿌리부패병, 진딧물, 나방애벌레 등이 있다.
병충해가 발생하면 즉시 친환경 살충제와 살균제를 살포하고 다른 식물과 격리해야 한다. 또한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환기와 적절한 가지치기를 통해 햇빛이 식물에 골고루 비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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