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을 따라 걷다 보면 문득 시야에 들어오는 풀이 있다. 물가 가까운 곳이나 그늘진 숲 가장자리에서 주로 자라며, 한눈에 봐도 짙은 자줏빛 줄기와 선명한 녹색 잎이 시선을 끈다. 멀리서 보면 어수리나 방풍나물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손끝으로 문질러보면 완전히 다른 향이 피어난다.
이 풀은 특유의 향긋함과 은은한 풀향을 함께 지녔고, 조리하면 식감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나물 중 하나로 꼽힌다. 생김새는 친숙하지만 향은 독특하고, 맛은 은근한 단맛과 쌉싸름한 여운이 공존한다.
흔하지만 잘 몰랐던 풀, '바디나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우리나라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 '바디나물'
바디재이, 까막발나물이라고도 불리는 바디나물은 산과 들의 습지 근처에서 자라는 쌍떡잎식물 산형목 산형과 당귀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 자라면 높이 80~150cm까지 자라며 뿌리줄기는 짧고 뿌리가 굵다. 줄기는 곧게 서고 모가 진 세로줄이 있으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로 갈라지며 작은잎은 3∼5개이다. 작은잎은 3∼5개로 깊게 또는 완전히 갈라지고 밑 부분이 밑으로 흘러 날개 모양이 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데, 이 잎의 모습이 마치 까마귀의 발 같다고 해서 까막발나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8~9월에는 짙은 자주색이나 흰색의 꽃이 피는데 꽃대의 끝에 여러개의 꽃이 방사형으로 달리는 산형꽃차례를 이룬다. 우산 모양을 이룬 작은 꽃대는 10∼20개이고 각각 20∼30개의 꽃이 달린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일품 식재… 바디나물 먹는 법
바디나물은 향긋한 내음과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쌉싸름하면서도 은근히 단맛이 나 식용으로도 인기가 많은 나물이다. 생으로 먹으면 약간 쓰지만 미나리과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데치면 쓴맛은 줄어들고 담백한 풍미가 살아난다.
바디나물을 먹을 때는 주로 어린 잎과 순을 생식하거나 쌈으로 먹는 경우가 많으며, 가볍게 데친 뒤 양념에 무쳐 먹어도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랫동안 두고 먹고 싶다면 간장에 절여 장아찌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바디나물을 좀 더 특별하게 먹는 방법은 바로 전으로 먹는 것인데, 진달래 화전을 부치듯 반죽 위에 울려 그대로 부쳐내도 좋고, 아니면 갈아서 반죽과 잘 섞어준 뒤 부쳐도 맛있다. 이렇게 만든 바디나물 전은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 가볍게 먹기 좋다.
감기 증상에 최고… 바디나물의 효능
한방에서는 바디나물의 뿌리를 전호라고 부르며 약재로 사용하는데, 이는 해열, 거담 등의 작용을 해 기침,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바디나물에는 사포닌, 폴리페놀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기관지염을 포함한 각종 염증과 감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에 효과적이다. 또한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 등의 효능도 가지고 있으며, 여름철 더위에 떨어진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바디나물 역시 여타 나물처럼 과다 섭취 시 복부 팽만, 소화 불량, 설사 등 소화기 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적당량만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바디나물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식물 중 하나이므로, 먹던 중 두드러기,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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