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테마 市’ 세종...“공약 현실화 여부가 집값 향방 좌우할 것”

세종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세종시의 집값이 6주 연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공약 이행 없이는 가격대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 낙폭은 상승폭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1.13% 상승했다.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0.20%, 0.1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전국에서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이 같은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의 4월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 784건 대비 500건 이상 증가한 1290건을 기록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거래량이 374건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거래량은 총 2867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거래량 1407건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주요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돼 주 단위로 1% 이상의 급등세”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집값은 과거에도 행정수도 이전 키워드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전 원내대표가 전 행정 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통해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2020년 7월 73.3을 기록한 세종시의 매매가격지수는 다음 달 5.7 상승한 79.0을 기록했다. 이후 약 1년여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1년 7월엔 101.0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 없이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자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말 88.5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선 공약이 명확해지고,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 등이 현실화하면 세종시의 집값 상승이 연내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대로 행정수도 이전이 다시 무산되면 행정 기능 이전과 인구 유입이 실행되지 않아 가격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국적으로 5월부터 거래량이 꺾이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3월보다 4월 거래량이 많은 건 세종시가 유일하다”며 “남다른 거래량과 더불어 대선 주자들의 공약에서 이견이 크게 없는 점을 미루어 보아 연내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사당이라든지 아니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됐고, 과거 고점 대비 아직 집값이 하락해 있는 상태”라며 “도시가 성장하려면 40만명에서 정체된 인구가 늘어야 하는 이슈가 있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돼서 행정 기능 유입이 뒷받침돼야지 지금의 가격대나 거래량의 움직임들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하방에 대한 저항으로 낙폭은 상승폭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공약 이행이 미뤄지거나 무산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3월 이전 가격보다는 오른 상태로 실거래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