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조기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정치 테마주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대선 국면 초반, 대선 후보와의 실체 없는 연관성만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분을 되돌리거나 하락세로 돌아섰다.
2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지난 4월 4일부터 5월 28일까지 약 두 달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66개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개)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거래소의 투자 경고 종목 지정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거나 과열 양상이 나타났을 때,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내려지는 조치다. 지정되면 매매 시 주의가 요구되며, 증거금 비율이 상향되거나 거래 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해당 기간 중 가장 극심한 등락을 보인 종목은 ▲상지건설(812%) ▲포바이포(582%) ▲에르코스(305%) ▲시공테크(266%) ▲크라우드웍스(264%) 등이다. 이들 모두 대선 후보와의 연관성이나 정치권과의 연결 루머로 주목받은 이른바 정치 테마주다.
상지건설은 과거 이재명 대선 후보와 가까운 인사가 경영에 참여했던 이력이 부각되며 관심을 모았다. 주가는 두 달 만에 8배 이상 치솟았고, 이후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포바이포는 이 후보가 지난 4월 14일 팹리스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한 이후 급부상했다. 자회사와 퓨리오사AI 간 협력 관계가 주목받으며 50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투자경고 지정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에르코스는 이재명 후보의 저출생 대책 공약과 연관된 기업으로 거론되며 테마주로 분류됐다. 뚜렷한 실적 변화 없이 300% 이상 주가가 오르다가, 현재는 대부분의 상승폭을 반납한 상태다.
시공테크는 박기석 회장이 과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이력 때문에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 같은 연결고리가 부각되며 한때 266% 상승했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크라우드웍스는 김우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AI 강국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주가는 260% 이상 급등했지만, 투자경고 지정과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이들 종목은 공통적으로 뚜렷한 실적 개선이나 기업가치 변화 없이, 후보 이름과의 연결고리만으로 과열됐고, 시간이 지나며 결국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한국주식투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정치 테마주는 실체보다 소문이 먼저 움직이고, 뉴스가 사라지면 가격도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선이 다가오면 급등세는 진정되겠지만,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그대로 남게 된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정치적 이슈에 편승한 테마성 투기 거래는 지속 감시 대상”이라며 “거래소 차원에서도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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