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앤에이치 경영권 분쟁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중재 효과 미지수
HK이노엔, 미국 진출 관련 경쟁사 특허 연장 이슈
[포인트경제] 한국콜마그룹의 자회사 콜마이앤에이치 경영권을 두고 2세 남매간 분쟁이 일어나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은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자회사 HK이노엔이 추진하고 있는 신약 관련 미국시장 진출 우려가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포인트경제CG
윤 회장은 지난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경영 승계를 진행했다. 2019년 연말 윤상현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지분 14% 상당을 증여했고, 2020년 윤여원 사장 부부에게 콜마홀딩스 지분 10%가량을 증여했다. 이 같은 승계 작업으로 윤 부회장이 2019년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25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면서 2세 경영자인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갈등은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콜마비앤에이치가 거부하면서 불거졌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을 44.63%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고,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갖고 있다. 윤여원 사장의 지분은 7.78%다. 콜마홀딩스는 임시 주총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황으로 임시 주총의 소집 허가 여부와 관련한 대전지방법원의 심문기일을 내달 18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최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한국콜마
이번 남매 갈등과 관련해 윤 회장은 "윤 부회장이 가족경영에 대한 철학과 기존에 합의된 경영 승계 구조에 이견을 표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그룹의 임직원, 소비자 및 주주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창업주로서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견이 갈등처럼 비친 점이 유감스럽다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조정 및 중재하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지분 증여 등으로 경영 승계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윤 회장의 중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1.11%만 보유하고 있고, 콜마홀딩스 지분도 5.59%로 윤 부회장의 31.75% 지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윤 부회장은 윤 사장이 2020년 대표로 취임한 후 실적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한 경영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전체 매출의 약 60% 가량을 차지하는 콜마비앤에이치는 영업이익이 2020년 1092억원이었는데 2021년 916억원, 2022년 611억원, 2023년 303억원, 2024년 246억원으로 점점 감소 추세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떨어졌고. 매출도 1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하락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이익률도 2020년 18%에서 2024년 4%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3%까지 하락하는 등 계속 악화되는 추세다. 실적저하로 주가도 침체기다. 2020년 7만원이 넘었던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1만4000원까지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실적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와 이사회 변경 요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윤 부회장은 지분경쟁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 실적이 악화돼서 5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이 80%가 빠졌고, 주가도 4분의 1토막이 나서 주주들 원성이 높은 상황에 주주가치 제고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문 인력 선임이 필요하다"라며, "법원 판결로 주총 소집 허가 여부가 결정되면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것 같다"고 답변했다.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HK이노엔 ⓒ포인트경제CG
HK이노엔, '케이캡' 미국 진출 향방은? 시장 자체 축소 전망도
한편, 윤 부회장이 지난 2018년 인수를 이끈 한국콜마의 제약부문 자회사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이 신약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힘을 보태며, 최근에는 미국 3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신약은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피캡) 제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으로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다케다제약이 개발해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한 보퀘즈나(성분명:보노프라잔)의 특허 만료로 빠르면 오는 2028년 제네릭(복제 의약품)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지 피캡 시장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패썸 파마슈티컬스(이하 패썸)가 판매 중인 피캡 제제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의 독점권 연장 여부가 오는 6월 초 중에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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